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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조용한 방이다.



날은 아직 춥다. 아침 저녁이 쌀쌀하다. 요즘 매주 서너 번, 새벽 운동 간다. 제주종합운동장에 있는 야외인공암장에서 경희와 만나서 한 시간쯤 벽을 오른다. 아직은 홀드 잡을 때마다 손을 호호 불어야 한다. 하지만 해뜨는 시간이 조금씩 당겨지고, 운동하는 중에 어느새 날은 밝아서 맑은 날에는 벽 위부터 천천히 따뜻한 아침 빛이 닿는다. 좀 더 지나면 시원한, 그리고 좀 더 지나면 더운 새벽 운동을 할 수 있겠다.


새 차를 계약했다. 얼마 동안만 타자고 맘먹고 구입한 낡은 중고 자동차가 오늘 새벽에 드디어 탈났다. 시동이 안 걸려서 운동 못 갔다. 보험사를 부르고 어찌저찌해서 겨우 마루 어린이집 출근은 시켰다. 오래 못 버틸 걸 알겠다. 더는 안 될 것 같아서 전기자동차를 예약했다. 드림카를 산 것도 아니고, 은행 빚을 얻어 사는 것이고, 당장 손에 쥔 것도 아니니 별다른 감흥은 없다. 큰 지름 뒤에 아무 감흥이 없다는 사실이 어째 서글프다.


새 대출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집지을 땅값이 올라서, 얼마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었다. 건축 견적을 따져보면 여전히 빠듯하다. 


네이버에 새 블로그를 만들었다. 아내와 함께 운영할, 내 제주 사진관 블로그다. 이런 저런 메뉴를 만들었다. 글쓰기는 참 편하게 만들어 놨더라. 그러면서 지금 쓰는 개인블로그에 대해 생각했다. 이 블로그는, 작고 조용한 방이다. 나는 이 방에서 가능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작은 이야기를 조근조근 할 것이다. 굳이 대상을 생각하며 테그를 달거나 존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가만가만, 적을 것이다. 고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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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입감자 M/D Reply

    작고 조용한 방에 불쑥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현재 중국에서 거주하고 있으나 제주도로의 귀국을 고민하던중 반치옥님의 글과 사진들을 봤습니다.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한 상황에서 님의 흔적들이 제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반작 M/D

      안녕하세요. 이 댓글을 보실 지 모르겠지만,

      작고 조용한 방에 놀러오셔서 반갑습니다. 이런 안부라면 언제든 환영이지요.

      제주도로의 귀국... 반갑네요. 언제쯤 오시나요? 저는 여름쯤이면 집이 다 지어집니다. 놀러오세요. 맥주 한 잔, 차 한 잔 드릴게요.

  2. 수입감자 M/D Reply

    댓글 고맙습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초에는 귀국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라도 제주도에 갈 일이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꼭 뵙고싶네요.

    제 귀국결정에 반치옥님의 역활이 아주 컷기에, 맥주든 차든 술이든 제가 사야죠.

    아니면 혹시 상해 출장오실 계획이 있다면, 제가 찾아뵐 수도 있겠네요.
    저는 강소성 남경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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