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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앞 포트레이트

  Test Shoot.이라는 말머리로 그 동안 찍었던 촬영 현장 이야기를 정리한다. 작은 읽을거리라도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나름대로 내게는 정리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주로  촬영과 관련된 현장의 상황, 조명의 설치 등에 대해 이야기할 작정이라 사진과 상관 없는 사람에게는 생뚱맞은 소리가 될 것도 같다.


  

 








2012년의 사진이다. 아마도 조명 두 개로 겨우 조명하던 시절이다. 인터뷰 촬영이었고, 모델은 나이가 제법 되는 여자라는 사전 정보만 가지고 갔다. 주어진 촬영 시간은 2시간 정도였다. 메이크업 시간을 빼면 실제 촬영 시간은 한 시간을 조금 넘는 수준일 것이다.


촬영은 가로 사진과 세로 사진을 모두 찍기로 했다. 그리고 사진 안에 텍스트가 들어갈 공간도 함께 넣기로 했다. 잡지 촬영의 경우 사진을 단독으로 쓰는 지, 또는 사진 위에 텍스트를 올릴 것인지에 따라 구도가 달라진다. 또 가로 사진의 경우 한 페이지에 넣을 지, 아니면 펼친 페이지 전체에 쓸 것인지에 따라서도 구도를 다르게 잡는다. 특히 풀페이지 사진의 경우 인물의 얼굴이 페이지 중간에 걸리는 불상사를 피하는 것이 절대 수칙이다. 그래서 풀페이지로 쓸 가능성이 있는 사진은 인물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도록 구도를 잡는다.


장소는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이었고, 식사 시간을 피해 일정을 잡았다. 레스토랑 층과 윗층의 프라이빗룸을 둘러보며 촬영 포인트 세 곳을 선정했다. 한 두 컷을 쓰는 인터뷰 사진의 경우에 보통 세 곳 정도의 배경을 미리 골라둔다. 최대한 심플한 배경 한 곳, 배경에 디테일이 많은 곳 한 곳, 그리고 가장 안전한 배경 하나 정도를 더 고른다. 그렇게 해 두면 에디터나 잡지 아트디렉터에게 좀 더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한 곳에서 수 분 안에 촬영을 마쳐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상황이었지만 충분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서 자연광을 보조광 내지는 필라이트로만 쓰고 조명을 따로 하기로 했다. 현장에 도착한 모델은 연륜에서 나오는 힘이 있었다. 비주얼 관련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다. 이미 많은 촬영 경험이 있어서 도착하자 마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옷이 가득 든 트렁크를 가지고 왔었다. 본인의 옷을 직접 준비해 왔다. 보통 잡지 촬영은 에디터가 준비하지만 직접 가져오는 경우도 꽤나 된다. 남성은 본인의 옷으로 찍는 경우가 많고, 여성도 특히 비주얼 관련 종사자들은 직접 가져온다. 무턱대고 내 옷을 입겠다는 고집이 아니라,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오랜 시간동안 고민한 결과이니까 에디터도 마음 편하게 동의한다.


한 시간 가까운 메이크업을 마치고 촬영을 시작했다. 우선 레스토랑 복도에 있는 그림 앞이 첫 포인트다. 그림은 높게 걸려서, 아래 낮은 테이블을 두고 그 위에 올라서도록 했다. 상하이의 야경을 그린 그림인데 적당히 어두운 톤이어서 배경으로 쓸 만했다. 모델은 얼굴 윤곽이 깊은 편이어서 빛을 너무 측면으로 쓸 수 없었다. 정면에서 필라이트를 넣으면 모델 뒤에 있는 그림을 표현하기 어려울 듯해서 메인 조명 하나로 최대한 얼굴 전체를 비추도록 했다. 그리고 모델의 왼쪽 뒤에서 배경과 모델을 분리하는 라인 조명을 넣었다. 배경 그림에 하나의 라인을 만들면서 모델의 머리까지 닿는 빛을 위해서는 20도 정도의 그리드와 확산지를 덧댄 조명이 어울렸을 것 같은데, 아마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없었다면 스누트를 썼을 것이다. 메인 조명은 흰색 우산을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서서 테스트했을 때보다 모델의 얼굴은 더 깊었기 때문에 조명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면서 촬영했다.


 

 

이 사진을 찍은 후 레스토랑 중간 대기실에서 한 장을 더 찍고, 실내로 이동해서 둥근 지붕을 활용해 한 장 더 찍었다. 그리고 야외광을 최대한 활용해서 한 장을 더 추가하고, 개인 책자 출판 때 쓰고 싶다고 요청해서 그림을 배경으로 한 장 더 찍었다.


 




 


에디터는 최종적으로 대기실에서 촬영한 컷을 사용했다.







촬영. 120430 @Indigo hotel Shangahi, CHINA

Client. Tatler Shanghai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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