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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도자기 빚는 곳에 다녀왔다. 바람소리 누나랑 보람이랑 같이 갔다. 보람이는 누나랑 친하다. 예전에 중국어를 배울 때 같은 학교에서 배웠다. 그리고 미국으로 그림을 공부하러 갔는데, 이번에 방학 동안 잠시 상하이 집에 왔고, 바람소리 누나랑 같이 놀았다. 나는 가가멜 스프같은 인도 커리를 먹는 집에서 누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끼리끼리 논다고, 착한 속에 에너지를 품은 녀석이다. 누나랑 닮은 것도 같고 또 다른 것도 같다. 재미난 놀거리를 생각하는 두 사람 앞에서 툭 던진 말을 두 사람은 덥썩 물어서, 바로 떴다. 흙을 반죽하면서 공기방울을 빼고, 덩어리로 만든 흙을 물레 위에 올려서 돌려가며 그릇을 빚는다. 나는 무얼 만들까 하다가 스피커와 전등갓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집에서 갈 때 컴퓨터 스피커 유닛 하나를 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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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는 참 재미있는 돌연변이 같은데

일 좀 하겠다고 다 저녁에 커피를 한 잔 마셨더니 제대로 걸려서 잠이 안 온다. 큰 컴퓨터 끄고 정면으로 돌아앉아서 음악 틀고 원고를 쓴다. 쓰다가 인터넷 켜서 여기 좀 들락거리고 저기 좀 들락거리니까 문장은 진도 나간 것이 없고 시간은 잘 때를 넘겼다. 내일도 새벽에 깨야 되는데 이 모양이다. 간단하게라도 정리해 두어야 할 메모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벌써 한 달쯤 전에 있었던 발제 중에 '댄디'에 대한 내용이고, 다른 것은 '클래식의 신화'에 대한 것이다. 댄디.는 참 재미있는 돌연변이 같은데, 도닦는 것 중에 외형으로 도 닦으려 했던 것은 아마 그들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미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특하기도 하고, 다르게 보면 우습기도 하다. 하우저의 문장 중에, 젊은 예술만이 대중이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허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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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읽히지 않았다.

어도비의 페이지 편집 프로그램 인디자인.을 설치하려다가 실패했다. 뒷문으로 하려다가 그랬다. 예전에는 잘 해서 썼는데 그 동안 뭐가 달라졌나 보다. 덕분에 같은 시리즈로 묶여 있는 포토샵까지 폭파됐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새로 나온 최신버전을 구해야겠다. 책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책들, 스터디 때문에 볼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한참이 지났다. 지나는 동안 책은 한 권씩 두 권씩 불어나서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내 책 구입은 전통적!으로 어머니와 누나에게 제법 신세를 졌는데, 이번에는 누나가 반쯤 해주기로 약속했다. 그 말만 믿고 이 책 저 책 막 주워담았다. 그런데 결제하려고 보니 얼마 이상은 공인인증서를 내라느니 막 복잡하게 해서, 어쩔 수 없이 한국 내 통장에 있는 돈으로 계좌이체하고 말았다. 책값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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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다. 참 밉다.

자야지 자야지 하면서 개표 속보를 봤다. 온갖 사이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밤새 개표현황을 중계해주었다. 서울에서, 경기에서, 졌다. 그들은 다시 강을 헐어낼 것이고, 그들은 계속 가상의 적을 부풀려 국민들을 전장으로 내몰 것이다. 그들은 뒤에 숨어서. 그들은 계속 광장을 막아두고 일방적 강제를 계속할 것이고, 그들은 계속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불법적인 수단을 독점할 것이다. 밤 내내 개표속보를 보면서 빠져나오기 힘든 패배감에 젖었다. 밉다. 참 밉다. 그 사람들, 사태를 방관한 사람들 다 밉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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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오늘 아침까지 넘기기로 했던 원고가 있다. 엑스포를 주제로 한 것인데,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엑스포 관람기라고 했다. 내용은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고, 절반 이상이 비판 내용만 아니면 된다고 했다. 이 곳에서 몇 년 살다보니, 몇 개 쓰다보니, 자체검열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민감한 내용, 긁어 문제될 내용은 시작부터 빼고 가게 된다. 그래서, 압박이란 것이 무서운 것이다. 이틀 전 월요일 하루 종일 엑스포 현장에 있었다. 원고 재료를 모으고, 사진도 찍었다. 월요일 밤, 화요일 오전 정도 써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분량도 적지 않은 데다가 다른 일들이 겹쳐서 결국 못 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쓰려고 했는데 어영부영 필요한 추가 자료 모은다는 핑계로 오전을 보내고, 오후 늦게 다른 인터뷰 다녀오니 또 밤이다. 꼭 쓰고 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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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이 유난히 어두웠다

며칠 전에 개판쳤던 사진이 있다. 그래도 어떻게 작업은 끝났고, 끝났으니 아쉬운 대로 수습은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일이 좀 더 커질 모양이다. 반쯤 노닥거리며 반쯤 산책하면서 엑스포 현장에 취재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클라이언트 호출이다. 중간에서 조율하는 친구가 아마 꽤나 걸러주고 있는 모양인데, 그래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도대체 수습할 수 없는 수정 방안을 이야기하며 우선 와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댄다. 내일 점심 때 촬영한 사진들을 모두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더 비참한 것은, 명백한 내 실수가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껏 해둔 다음이라면 차라리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넘기겠지만, 차마 적기에도 민망한 초보적인 실수 몇 개가 겹쳤다. 사진은 두 번 꺼내보기 싫을 만큼 잘 못 나왔다.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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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스케치북을 보는데 김윤아가 나왔다

술마신 다음 날에는 일찍 깬다. 몸이 불편하거나 목이 말라서 깨는 것이 아니고, 그냥 일찍 깬다. 늦잠을 잘 수 없다는 게 아마 몸이 밤새 열심히 술을 받아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알아채지 못해도 평소와 다르게 불편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좀 더 쉬는 게 좋겠다 싶어서 일부러 더 누워있고는 했는데, 이제는 눈떠지면 그냥 일어난다. 일어나서 머리쓰는 일은 말고 그냥 편하게 할 일이 있으면 좀 하다가 밥도 먹고 노닥거리다가 다시 좀 더 잔다. 오랜만에 기분 좋게 길게 한 잔 했다 싶었는데 돌아오며 보니 몇 마디는 생각을 앞질러 나간 말도 있었구나 싶다. 술이 그렇지 뭐. 일어나서 무얼 할까 생각하다가 책장을 털었다. 주문한 씨디피가 오려면 아직 일주일도 더 남았는데, 씨디피를 영접하기 위해 방구조를 바꾸기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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