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말한다. 유별날 것 없고, 많고 흔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참 유별나 보이고, 유일해 보인다. 왜 사람들은, 스스로의 특별함을 모르나?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새벽에 마무리 작업하고 아침에 프린트해서 힐튼에 보낼 사진들 작업을 마쳤다. 제법 오래 걸렸다. 조금 있다가 택배회사에서 오면 사진과 CD를 보내고, 최종 비용청구서를 메일로 보내면 된다. 그리고 사진에 별 문제가 없고, 청구서에 이견이 없으면 영수증을 발행하고, 며칠을 기다려 입금을 확인하면 이번 일은 끝난다. 예정되었던 호텔 작업이 모두 마무리 되었으니까, 그 동안 모인 사진들을 정리해서 홈페이지의 포트폴리오 부분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 사진들 핑계로 포트폴리오 업데이트를 한참 동안이나 미루었다. 북경에 보내기로 약속했던 포트폴리오도 이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클라이언트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번 작업의 부족한 구석을 안다. 어떤 조명이 부족했는지, 어떤 리터칭이 모자랐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어떤...
비 온다.
비 온다. 뽀송뽀송한 늦잠을 자고 늦게 깼다. 예쁘고 편안한 꿈을 꾸었다. 깨어서도 한참 이불 속에서 가물해져가는 꿈을 되씹었다. 창 밖에 부딪치는, 멀리 땅바닥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앉은 자리까지 들린다. 일요일이다. 분주한 한 주였다. 오전을 빈둥거릴 작정이다. 해야할 것들이 있고 다음주도 아마 적잖이 바쁠 듯하니까, 오늘 오전은 작정하고 빈둥거리고 오후에도 작업하다가 나른해지면 곧장 침대로 가서 이불 돌돌 말고 뒹굴어야겠다. 교민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스터디를 시작했다. 지나고 보니, 좀 더 쉽게, 좀 더 직접 와닿는 것들을 알려드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 누나들
정원 가꾸는 사람을 취재하고 왔다. 내가 직접 꾸리는 인터뷰는 아니고, 한국측에서 취재 질문을 모두 보내주어서 나는 가서 적힌 대로 묻고 말하는 대로 받아 적으면 되는, 답답하기도 하고 맘 편하기도 한 인터뷰다. 삼 십 대 중반이라는 여인은 일본 국적의 중국인이라고 했는데, 시내 중심의 옛 주택에 세들어 살면서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정원은 넓었고, 포근했다. 정원에 대한 인상이 참 좋아서, 잡지가 시키지 않은 질문도 몇 개 섞어서 했다. 그리고 다음에 꼭 놀러가겠다고 예약해 두었다. 한참 공사중인 거실에는 150인치 스크린이 걸리고 홈시어터 시스템이 구축될 것인데, 며칠 뒤에 친구들이 와서 축구를 보기로 했다고 한다. 다음에 갈 때 정원을 닮은, 여백이 넓은 사진을 한 장 선물하고 맘에 드는 화분이나 하나 삥뜯어 와야겠다...
나, 잡지는 못 하는 걸까?
집이 마굿간이다. 여름은 3일 전에 갑자기 왔다. 외투 입고 다니다가 갑자기 반팔을 입는다.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 제법 선선한데 그것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청소하고 싶다. 청소기 돌리고, 잡다한 것들 좀 들어내고 창문도 좀 열어서 꼬질꼬질한 냄새 좀 내보내고 겨울 두꺼운 옷들 세탁소에 가져다 주고 더불어 여름 옷들도 몇 개 사고 싶다. 이불도 빨아서 두꺼운 것들 좀 집어 넣고 뽀송뽀송한 이불을 덮어야겠다. 하루 푸지게 집안을 들었다 놓은 다음 저녁에는 한가하게 음악이나 틀고 창가에 앉아서 시원한 맥주나 한 잔쯤 했으면, 딱 좋겠다. 다음주 초까지는 도대체 시간이 없을 듯하고, 목을 조르는 급한 것들을 대충 치워내는 다음에는 목 바로 아래까지 치달아 있는 것들을 해치워야 한다. 아, 신나게 바쁜 한 때를 산다. 지난...
![]()
엑스포는, 체력전이더라.
양산을 쓰고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시선에 속도감을 부여하도록 배치한 대형 스크린들. 스페인관 엑스포에 다녀왔다. 어제 정식 개장했으니 개장 이틀째이고, 노동절 연휴였다. 내 돈 내고 간다고 해도 부러 사람 많은 곳을 찾아다니지 않는 성격이니까 잘 안 갔을 텐데, 일이니 어쩔 수 없이 갔다. 앞으로 3일을 더 가야한다. 엑스포는, 체력전이더라. 해를 가릴 수 있는 모자든 양산이든 필요하고, 오래 걷기에 편한 신발이 필요하고, 입장을 기다리는 아주 많이 긴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을 파트너, 또는 놀이감이 필요하다. 오스트레일리아관의 스탭과 이야기하면서, 슬쩍 엑스포의 의의에 대해 물었다. 아무리 보아도, 돈지랄이다. 엑스포는 그 탄생에서부터 국력을 과시하고, 자국민에게 그들의 나라가 위대하다는 어떤 심리적 자신감을 심어주는 ...
MJ가 구축한 시대의 양분으로 오늘의 아이돌들은 산다
웹진에 열올리는 것이 제법 되었다. 사람들을 모았고, 그들에게 글을 쓰도록 부탁했고, 어서 쓰라고 독촉했고, 다른 사람의 글을 평가하라고 떠밀었다. 불러서 묻고, 물어서 들은 것들을 다시 적었다. 하루 걸러 하루씩 전화해서 새로 써야 할 글과 읽어야 할 글을 알려주고 있다. 처음 웹진이라는 것을 만들겠다고,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제법 오래 되어서, 막상 한참 열올리는 중에 돌아보니 왜 웹진을 만들겠다고 진심으로 나를 설득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은 나는데, 정말 그런 이유들이 나를 그렇게 들뜨게 했던 것인지 잘 모르게 되었다. 머리는 여전히 잊지 않고 있는데 가슴은 잊은 셈이다. 함께 편집작업을 맡아준 송지윤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듣고 보니, 시킨 사람도 없고, 누가 돈을 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