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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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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뿔난 송아지

오전에, 밀린 원고 중에 겨우 하나를 썼다. 이틀 전에 끝내야 되는 겨우 두 장짜리 원고였다. 오후부터 꼬박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웹진 디자인했다. 막힐 때마다 사방에 전화 돌려가며 묻고 물었다. 서버 관리회사까지 국제전화를 하고 보니 일요일 저녁이다. 그럭저럭 고비는 넘겼다. 열 명의 필진이 준비하고 있다. 디자인도 그럭저럭 폼은 잡아 간다. 종일 앉아 있었더니 엉덩이에 뿔이 막 나려고 한다. 다음 수요일에는 한국에서 동생이 와서 함께 여행을 가야 되고, 4월 초에는 5일 동안 출장을 가야 하고, 다녀오면 곧장 4일 동안 촬영을 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어떻게든 대학원 원서를 넣어야 한다. 어쩌면 내년에 입학하겠다. 아, 미역국을 끓였다. 태어나서 처음, 마트가 아닌 정육점에서 소고기를 사고 스터디 맴버들이 알려준 대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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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물루

5:30pm. hilton 고양이를 만났다. 탐났다. 고양이는, 소파며 침대며 온갖 천을 긁고 불러도 오지 않고 종일 창 밖을 보며 지나온 몇 번의 생을 반추하거나 다음의 생을 무심하게 건너다 볼 것이다. 고양이는, 이번 생이란 그저 먼 곳에 서서 누적된 전생의 시간들을 돌아보는 것 밖에 아니다. 그러니까 고양이로 태어난다는 것은, 매듭을 지은 삶의 그 다음에 오는 영혼의 한 때가 아닐까. 그 완벽하게 독립한 우주를 곁에 두고 싶다는 것은, 소유욕일까? 너르고 푹신한 양탄자를 볕이 좋은 창가에 두어, 누구의 위협도 없는 곳에서, 누구의 시선도 방해하지 않는 곳에서 마음껏 네 우주를 돌아볼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의 우주가 또한 풍성하기를 바란다. 같은 실수를, 뼈저리게 두고두고 미안하고 아쉬웠던 실수를 반복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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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7:50pm. 역 일 다녀왔다. 밤은 늦었다. 써야할 글 몇 줄과 보내야 할 연락 몇 건이 있다. 법정 스님께서는, 이생에의 글빚을 남기고 싶지 않으니, 부디 쓴 글들을 거두어 달라고 마지막 글빚을 남기고 가셨다. 글빚을 지는 사람도 있고, 말빚을 지는 사람도 있다. 세상에 빚지고 사는 사람들이고, 진 빚을 다 갚지 못 하고 가는 사람들이고, 빚에 빚을 보태고 가는 사람들이다. 나는, 어떤 빚을 질까. 메모만 얼른 옮겨두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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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자려고 누웠는데 눈이 말똥거려서 노트북을 켜고 스텐드도 켜고 오늘 운 좋게 빌린 시집 두 권도 가져와서 뒤적이다가, 쓴다. 어제는 책을 제법 읽었다. 오전에는 미학스터디에 발제할 책 분량을 보고, 오후에는 만들어진 신.과 마지막 3분.을 마저 다 보았다. 오늘은 아침에 글을 좀 쓰려다가, 부지런을 떨었는데 다 못 쓰고 인터뷰 준비해서 오후 내내 송지윤과 이인경을 인터뷰했다. 교민잡지에서 올해, 책읽기.에 대한 캠패인을 한다고 해서, 마침 잘 되었다 싶어 인터뷰를 기획했다. 날마다 새로운 책이 홍수를 이루고, 책에 대한 정보를 사방에서 얻어볼 수 있는 시대에 어떤 형태의 책 관련 기사가 어울릴까 고민했다. 아침에 보니 법정스님께서 마지막까지 보시던 책들에 대한 기사도 있었다. 그러니까 내 기획은,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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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웹진 아이디어 Ver. 2.0

웹진 페이지 설계 +웹진을 만드는 동기 소박한 뜻에서 출발합니다.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대부분의 교민매체의 컨텐츠는 1.중국매체에서 가져온 단순 번역물 2.쇼핑,식당 관련 소개성 기사 3.부동산, 경제 관련 실무 기사 등입니다. 다양한 독자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벼운 내용으로 채워야 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양보하고 생각해도, 컨텐츠의 완성도나 다루는 소재 등 아쉬운 부분을 어쩔 수 없습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교민이 10만에 가깝다고 하는데, 겨우 표면을 더듬어 낸 기사보다, 좀 더 고민하고 공부해서 만들어 낸 문장을 읽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노는, 마당같은 웹진을 생각했습니다. 상하이, 또는 중국을 무대로 공부하고 고민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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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4pm. 신천지 촬영과 촬영 사이에 커피숍에 있다가 볕이 좋아서 밖에 나와 기다렸다. 사방 천지 봄빛 안 닿는 곳이 없다. 나의 우주.에 대한 서툴고 기특한 생각을 했다. 한 자리에서 맴을 돌면서 노트에 적었다. 저녁 먹고 잠시 쉬었다가 밀린 일들을 한다. 두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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