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9. 7 홍코우 암장
장소. 홍코우 암장 시간. 오후 4:30~오후 6:00 내용. 볼더링 홍코우 암장은 팔만 암장보다 조금 싸다. 1회 입장권이 40원이고, 6개월에 800원, 1년에 1200원이다. 신발 대여료도 5원이다. 직벽은 팔만 암장의 약 반 정도 높이 밖에 안 되고 볼더링 구간도 조금 더 적다. 이번에 거의 두어 달 만에 간 것인데, 많이 변해 있다. 우선 볼더들이 많이 움직였다. 기초 자세를 익힐 수 있는 구간은 팔만 암장보다 홍코우가 더 쉽게 되어 있다. 대신 그 구간을 제외하면 오히려 팔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홍코우에 있다가 팔만에 처음 갔을 때 받은 인상은 '참 어렵다'는 것이었는데, 팔만에 있다가 홍코우에 오니 다시 어렵다는 인상을 받는다. 한 곳에서 일정 기간 이상 볼더링을 하면 우선 자신만의 길이 생긴다. 그리고 도저히 넘을 수...
카메라의 소멸은 세상의 소멸로 이어진다
계획은 그랬다. 밤 10시쯤 상하이에 내리면 아슬아슬 지하철을 타고 온다. 한 달 만에 집 문을 열면 우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앰프를 예열시킨다. 배낭을 풀어서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고 샤워를 한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느긋하게 앉아서 아무 음악이나 대충 걸어두고, 밤이니까 소리는 작게 듣는다. 빨래를 널고 내 침대에서 너르게 잠든다. 계획이란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 것인지, 살아가는 일은 얼마나 많은 상상 밖의 전개를 펼쳐내는 일인지 알게 되는 때가 종종 있다. 그러니까 실제는 이랬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난창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30분. 비행기 예약 시각은 저녁 8:30분. 혹시나 싶어 일찍 가는 비행기를 알아보았지만 이미 좌석이 모두 차서 변경할 수 없다. 꼬박 저녁까지 기다려야 한다. 출발 시각이 되...
무서울 만했다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린 독신녀, 그곳에 가보면 틀림없이 베란다에 그녀의 신이 단정하게 놓여 있다 한강에 뛰어든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시멘트 바닥이든 시커먼 물이든 왜 사람들은 뛰어들기 전에 자신이 신었던 것을 가지런하게 놓고 갈까? 댓돌 위에 신발을 짝 맞게 정돈하고 방에 들어가, 임산부도 아이 낳으러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정돈하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 황지우, 신 벗고 들어가는 그곳. 중에서 출장 간다. 장시성의 수도인 난창으로 가서, 거기서부터 약 20일 동안 장시성 곳곳을 다녀보고 사진과 원고를 마련하는 출장이다. 출장이래도 다 같은 출장은 아닌 모양이다. 호텔 촬영같은 경우는 가서 며칠 동안 깔끔하게 작업하고 돌아오면 된다. 그런 출장은 내가 사진가라는 것을 더 분명하게 하고, 한 명의 일꾼으로 단단하게 살...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바쁘겠다.
여행잡지사 주최로 사천성 청두에 다녀온 적이 있다. 몇 달 된 일이다. 그 뒤에 한 번 더 연락을 받았는데, 꽤나 장기 여행을 제안했는데 다른 스케줄 때문에 못 갔었다. 며칠 전에 편집장 전화가 왔다. 장시성에, 약 20일 정도, 비용은 잡지사에서 부담하고, 돈을 지급하고, 사진 찍고, 글을 써라. 뭐 대충 이런 말들을 했다. 제안한 여행 기간 중에 다른 스케줄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그리고 급하게 연락해서 다른 스케줄을 조금 조정하려고 했는데, 조정이 안 되고 취소됐다. 그래도 선약인데, 많이 미안했다. 시간은 확보를 했으니 다시 편집장과 통화해서 정확한 내용을 물었다. 여행 기간 20일 동안 장시성 대부분 지역을 돌아보고 8만 자 원고를 쓰면 된다. 8만 글자면, 한글 기준으로 50장 정도 되는 모양이다. 날...
머리카락은 자란다.
여름이다. 에어컨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게다가 편도선이 조금 부은 듯해서 집에서는 창문만 열어두고 있다. 에어컨은 켰다가 껐다가 한다. 맨몸으로 앉아 있어도 덥다. 컴퓨터랑 앰프가 거의 종일 켜져 있으니까 거기서 나오는 열도 만만치 않다. 더위가 목끝까지 차오르는 여름에는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다 털어내고 싶어진다. 가끔 사람까지 털어내게 되는 것이 문제긴 하다만. 면도했다. 깔끔하게 면도한 것은 몇 달만이다. 대충 수염이 자라는 대로 두고, 너무 길면 가위로 정리하면서 지냈다. 어제 밤에 더워서 잠을 설쳤는데, 그러면서 갑자기 답답해졌다. 아침에 새 면도날을 끼우고 싹 밀었다. 다음주 출장 전까지는 날마다 면도해서 좀 가벼워야겠다. 이발도 했다. 머리카락이 많이 길어서 답답했다. 보통 한국에 갈 때 이발하는데 이번...
그 때처럼 찍고 쓸 수 있도록 애써 보아야겠다.
웹진은, 7, 8월 두 달 동안 정돈해서 9월부터는 제대로 시작하려고 한다. 글을 써줄 사람들 대부분이 잠시 동안 한국으로 돌아가서 지금은 일지.를 제외하면 개점휴업이다. 그 사이에, 보아서 그럴 듯한 틀을 마저 다듬고 앞으로 올라올 원고들을 편집하는 틀도 만들어 두어야 한다. 꾸준히, 정기적으로 쓰도록 필진들도 다독여야 하고 좀 더 심사숙고한 원고들이 나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맞춰 두어야 한다.학부유학생들을 좀 만나보아야 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부 목록도 꾸려 보아야 한다. 에프상하이의 이서방에게 지나가는 말로 사진영업을 부탁했더니 진지하게 고려해 주겠다고 했다. 내가 작업한 호텔 인테리어 사진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면, 상하이와 주변 지역 4, 5성급 호텔 홍보팀에 전화해서 담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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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서 우수님은 언제나 선생님이셨다.
우수님이다. 지난 내 사이트에서 찾았다. 이번 사진 스터디를 끝내며, 저도 이렇게 사진을 배웠습니다. 제 선생님께서 본인의 스튜디오를 개방해서, 사람 손 타면 망가지는 그 장비들을 마음껏 쓰게 하시고, 찍은 사진 보면서 야단 치시고 다시 찍으라고 하시고, 밥 사먹여 주시면서 데리고 여기 저기 다녀주시면서 그렇게 사진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도, 그냥 받은 대로 돌려드리는 겁니다. 말했다. 중국에 와서 제일 처음 찍은 내 사진은, 맹인 얼후 연주자 앞에서 사진 허락을 받고 찍은 한 장이다. 앞을 못 보는 연주자는 시끄러운 도로변에 앉아서 얼후를 연주했는데, 되지도 않는 중국어로 무슨 이유에선지 그 앞에 가서 나를 소개하고 사진 허락을 받았다. 연주자는 내 카메라를 보지 못 할 것이고, 자동차의 소음은 셔터 소리를 감출 것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