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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의 귀환

  감기몸살을 앓았다. 몇 주쯤 전에 몸이 살짝 불안했었다. 어쩌면 감기가 올 모양이라고 생각도 했었는데, 그냥저냥 움직이니 하루 이틀쯤 지나고 어떻게 다시 움직일 만했었다. 그리고 끝난 줄 알았다. 잔기침이 생겼다. 무슨 일인가 했다. 에어컨을 새로 틀어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그 몸으로 자전거도 잘 타고 다니고 암장에서 벽도 탔다.

  지난주 어느 날에 갑자기 기침이 심해졌다. 앉아 있어도 기침이 나고 길을 걸어도 기침이 나서 이상했다. 감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러기엔 몸은 제법 힘이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서야 알아챘다. 아, 왔구나. 이틀 정도는 기침이 너무 심해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열도 나고 힘도 없었다. 에어컨을 끄고 일부러 땀을 흘리면서 시체처럼 이틀을 지냈다. 그런데도 몸은 별로 차도가 없으니 슬슬 짜증이 났다. 이 만큼 성의를 보였으면 낫는 척이라도 해얄 것 아니냐. 더 누워 있는다고 될 것도 아니어서 그냥 암장 갈 것 가고 대신 밥을 든든하게 먹었다. 약도 얻어 먹었다. 가능한 쉬었다.

  오늘로 일주일쯤 되었다. 시작하던 그 때처럼 약간의 잔기침이 남은 것을 빼면 대충 다 나은 듯싶다. 아침에 미팅을 하나 하고, 빌어먹으실 아이폰을 또 수리하고, 식빵도 샀다. 오후 늦게 들어와서 낮잠도 좀 자고, 책도 보고 저녁 운동도 했다. 거의 일주일 동안 꺼져있던 앰프도 켜서 새 음악도 듣는다. 피빨아서 배 불뚝한 모기도 한 마리 잡았다. 

  올 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몇 달 잘 놀았다. 다니기도 여기 저기 다니고 일도 이 것 저 것 했다. 신나게 움직였으니 몸살 한 판쯤 앓아주는 것도 그럴 만하다 싶다. 이제 대충 수습했으니까, 다시 몇 달을 신나게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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