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제주마루

조개껍질은 단골이다.

다섯 살 아이는 스폰지처럼 인식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제주로 내려온 그래피티 아티스트 한디는 최근 자주 만나는 이웃이다. 한디 부부는 곽지 근처 길가 집을 얻어서 소품을 만들며 지낸다. 마루는 한디 삼촌 집에 가면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한디 삼촌이 잘 놀아줘서, 갈 때마다 구워먹는 고기가 맛있어서 한디네 집을 좋아한다.


한디가 작업하는 걸 구경하더니 이제 어디 바다에 가면 꼭 나무조각을 주워서는 한디 삼촌에게 줘서 작업하게 해야한다고 말한다. 조개껍질은 단골이다. 마루가 보기에, 이런 것들은 마땅히 한디 삼촌의 작품 재료가 되는 것이다.


보는대로 배운다. 어제 바다에서 엄마 선물이라고 주워 온 조개껍질 하나를 꺼내놓고 색칠을 시작한다.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기지를 종이 박스로 만들어 놀았는데, 작은 장난감 인형들은 조개껍질 색칠에 모두 출동했다. 아내는 색칠놀이용 물감을 모두 꺼내줬다. 마루는 고둥 껍질을 여러 가지 색으로 칠했다. 한디네 집에서 본 그대로다. 며칠 전 바닷가 카페에서도 비슷한 것을 보았었다. 


마루는 제가 그린 것이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그런데 바닥에 묻어서 굳어버린 물감은 잘 안 지워지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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