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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쓴다

퇴역 선장의 회고





사진관에서 준비했던 5월 가족의 달 이벤트, 그 첫 번째 촬영이 있었다. 두 아들과 딸이 아버지를 부축하고 사진관으로 들어온다. 한 장의 사진보다 한 때의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그리고 이 시간을 통해 돌아볼 수 있도록, 사진관은 질문이 많다. 빛 좋은 곳에 앉아서 아버님께 묻는다.

아버님,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내가 33년 생이예요. 그런데 호적에는 36년 1월 25일로 올렸어요. 그때는 그랬어요. 내가 나이가 들어서 말이 시원찮아요. 옛날엔 안 그랬는데 이제 그렇습니다. 미안합니다.


아버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시고 가끔 엉뚱한 이야기를 하신다고 한다. 당신도 그런 자신을 아신다는 듯, 이야기에 앞서 양해를 구하신다. 문장의 끝까지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에서 의식을 붙잡는 그의 노력이 드러난다. 두 아들과 딸은 한편으로 아버지를 부축하고 한편으로 아버지의 말에 살을 보탠다. 큰아들에게 어릴 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아버지는 해외에서 배를 타셨어요. 그래서 1년에 한 번쯤 집에 오시고는 하셨죠. 아무래도 아들의 애정과 딸의 애정은 느낌이 좀 다르죠. 저도 어렸을 땐 집 밖으로 돌아다니기 바빴으니까요. 어렸을 때 방학 때면 아버지 배 타고 연안을 따라다녔던 기억은 나요. 너도 있었지 않냐?


이야기는 딸에게 넘어간다.


나도 방학 때 아빠 배 탔던 기억은 나요. 한 번은 바다 가운데였는데 아빠가 나를 바다에 빠트린 적이 있었어요. 나는 수영을 못 했는데, 그때 아빠랑 기관장 아저씨랑 선원분들이 함께 막 웃으셨어요. 그러니까 나는 물에 빠지긴 했지만 ‘이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나는 안전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섭진 않았다는 기억이 있어요.


막내는 조금 다르다. 해외를 다니시던 아버지는 막내가 대학생일 무렵부터 한반도의 물길을 주로 다니셨다. 그래서 어릴 때 기억 중 대부분은 엄마가 차지한다. 다만 막내니까, 용돈을 참 많이 주셨던 아버지의 기억은 선명하다.


아버지는 글쓰기를 즐기셔서 끊임없이 편지를 적어 보내셨다. 당신의 아내에게는 연애편지 같은 애정의 편지를 계속 썼고, 한참 자라는 딸 단속도 이틀에 한 번 꼴로 보내는 편지로 대신했다. 딸은 쓸 말도 없는데 매번 써야 하는 답장이 늘 힘겨워서 편지 받는 일이 버거웠다고 한다. 땅에 발 디디고 사는 딸은 더 적을 말이 없는데, 반복되는 수평선만 보았을 아버지는 무슨 하실 말씀이 날마다 새롭고 끝없었을까? 아버지는 세상의 바다를 떠도는 선장 생활을 마치며 그동안 받았던 편지를 모두 갖고 오셨다. 그리고는 그동안 당신이 쓰셨던 편지를 따로 모아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참 서운해하셨다고 한다. 딸의 말이다.


세 남매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동안 아버지는 조는 듯 고개를 숙이고 햇볕 아래 가만 앉아 있다. 2015년에 아내가 죽은 후 그는 조금씩 기력을 잃었다. 몸의 기력은 마음의 기력이기도 했던 것일까. 그는 치매 초기를 앓고 있다. 최근의 일부터, 먼 사람부터 하나씩 잊어간다. 그래서 아버지의 기억 중에 생생한 것은 지난 바다 위의 풍경이고, 세 자녀의 이름이다.


의자에 아버지를 앉히고 조명과 카메라를 맞추고, 리모컨을 넘겼다. 매일 보아서 더 이상 낯설게 없다 싶은 얼굴도 카메라 뷰파인더 안에 들어가면 새삼스러운 얼굴이 된다. 부모님을 조금 다른 거리에서 바라보기. 이번 이벤트에서 의도한 것이다. 아버지의 포즈를 고치며 세 자녀가 돌아가며 리모컨을 잡는다. 카메라는 넘겼으니 나는 계속 묻는다.


아버님, 다시 옛날로 돌아가서 다른 일을 해 볼 수 있다면 어떤 걸 하시겠어요?
모자 쓰는 일.
아니, 아빠. 어떤 직업을 갖고 싶냐고? 


아빠가 질문을 잘 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한 딸이 말을 고쳐 물었다. 그는 손을 들어 쓰고 있는 모자를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이 모자 쓸 거야.



세상을 항해하는 선장의 모자. 아버지의 뜻은 확고했다. 다시 젊어지고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다시 이 모자를 쓰고 바다로 나갈 거다. 그는 도대체 바다의 무엇이, 바다의 어디가 그렇게 좋았을까? 



그럼 다시 배를 타시면 어디를 가 보고 싶으세요?
여기저기. 안 가 본 데 다 가고 싶어. 너하고 안 가 본 데.


 영국 여자에게 모자도 선물 받고 소련 여자에게 손톱깎기도 선물 받으며 잘 나가던 선장은 이제는 고개도 들기 힘든 기력으로, 여전히 바다가 좋다고, 시원해서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너, 딸과 함께 못 가 본 온갖 곳을 가고 싶다.



여전히 아들, 딸이지만 이제 큰아들 나이도 환갑이다. 맞잡은 네 명의 손은 다 같이 주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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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쓴다

작업일지

어쩌다가, 전시 일정이 잡혔다. 공간은 생겼지만 혼자 북을 치고 장구를 두드려야 하는 개인전이다. 오래 생각했던 아이디어 중에 하나를 꺼내 쓰기로 한다.


무엇이든 이름을 걸고 타인의 시간과 수고를 붙잡아 두려면 의외성과 개연성이 담겨야 한다.


1.

낚시바늘과 낚싯줄을 이용해서 돌을 매달았는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늘이 휘어졌다. 근처 낚시점에 가서 대형부시리를 잡는 14호 바늘을 사 왔다. 더 큰 바늘은 어선을 상대하는 어구점에 가야 살 수 있다고 했다. 바늘의 끝을 살짝 잘라내고 와이어에 연결했다. 돌의 무게감을 없애기 위해서.


2.

전체를 약간 뒤에서 비추는 라이팅 하나, 양변 라인을 보여주는 라이팅, 필요한 세부를 밝히는 라이팅, 배경을 구분하는 라이팅, 마지막으로 돌의 인상을 결정하는 라이팅을 세팅했다. 


3.

처음 시도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곳곳에 부족한 것이 보인다. 우선 해결할 것은 주인공과 배경의 분리가 지나치게 단호하다. 50mm 렌즈를 썼는데, 개조한 중형바디에 연결해서 틸트시켜 봐야겠다.


4. 

돌은 검어서 혹시 디테일이 먹힐까 걱정했다. 그 걱정 때문에 결과적으로 전체 이미지가 다 보인다. 너무 보인다. 사람의 얼굴에 있는 그늘이 안 보인다. 


5.

강요배 선생님을 인터뷰할 때, 선생님께서 지나가듯 하신 말씀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정말 스스로 인정할 만한 작품을 하면, 결국 사람들도 알아보더라 하셨다. 반대로, 대충 눈속임 하려 들면 그것도 드러날 것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 지 몰라도, 최소한 나를 납득시킬 수 있는 사진들을 걸어야겠다.


6.

무슨 사진이든 모델은 중요하다. 한 동안 바닷가에 돌 찾으러 다니겠다.


7.

전시의 주제는 고래를 위한 포트레이트.

그 연작 중에서 이번 전시의 소재는 제주돌이다.



8.

조환진 선생을 만나야겠다. 내가 아는 한, 그 분만큼 제주돌에 대해 말해 줄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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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몽유적지, 강태영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항몽유적지가 있다. 몽골의 고려 침략에 맞서 싸운 삼별초가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곳이다. 흙을 쌓아올린 토성과 주춧돌만 남은 건물의 유적이 있다. 계절마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데 그들이 유난스러운 역사의식이 있어서는 아니다. 항몽유적지 곳곳에는 계절마다 색색의 꽃밭이 펼쳐지는데 여행객들에게는 이만하면 아주 훌륭한 사진 촬영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예쁜 풍경을 찾아온 사람들은 그 땅에 깃든 이야기를 멀게든 가깝게든 만난다. 고리타분한 역사의 흔적을 어떻게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려는 노력이 보기 좋다.


항몽유적지가 이렇게 변한 것이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한다.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있었겠지만, 그 가운데는 강태영이 있었다. 계장님, 소장님, 선생님 등 여러 호칭으로 불렸던 그는 매번 항몽유적지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태면서 지금의 그곳을 설계했다. 해마다 이번에는 어느 밭에 어떤 꽃을 심을 지, 길 건너 예쁜 참빛살나무 숲을 항몽유적지 이름으로 구입해서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지, 포토존을 어떻게 만들어 사람들을 좀 더 불러모을 수 있을 지, 토성 둘레길을 둘러보는 답사코스를 좀 더 보강할 수 없을 지, 플리마켓을 유치해서 재미난 이벤트를 만들 수 없을 지, 항몽유적지를 좀 더 잘 보여주는 사진을 어떻게 찍을 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이 땅에 깃든 정신을 더 널리 알릴 수 있을 지 고민했다. 


항몽유적지 주차장에서 북쪽 바다 방향으로 내려가면 작고 낡은 창고 건물이 하나 있다. 언덕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본래 철거하려던 것을 살렸다. 그리고 간단히 정비한 후 내외부에 항몽의 느낌을 전하는 글귀를 적었다.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섬 제주,

두려움과 희망은

늘 바다 너머서 밀려왔다.


그날 하늘은 파랗고 땅은 붉었다.

그리고 자당화는 고왔다.



몽골군이 바다를 건너오는 그 날의 풍경을 적은 글귀는 강태영이 지은 것이다.


그를 오래 알고 지낸 것은 아니다. 많이 만나거나 길게 함께 머문 것도 아니다. 프로젝트 제안 때문에 처음 만났고, 사진관에서 진행한 사진수업에 참여하면서 함께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으러 나가고는 했다. 항몽유적지 산책 때 잠시 이야기 나누거나 그가 올리는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대충 짐작은 된다. 그는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이고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이고 또 실력있는 사람이었다.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종종 뵙고 여러 가지는 배울 수 있겠다 싶었다. 


늦은 밤에 자려고 누웠다가 부고를 들었다. 오래 알고 지낸 것이 아니어서 어떤 상황인지 몰랐다. 예전부터 아프셨던 모양이다. 사진 수업 중반 이후에 입원하셨는데 얼른 나으셔서 다시 오시라고 통화했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한참 뒤 항몽유적지 행사장에서 만났는데 많이 수척하셨다. 말랐기는 해도 어떻든 병원 생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시는 모양이다 싶었는데.


컴퓨터를 뒤져서 외부촬영 수업 때 무심코 찍어두었던 사진 두 장을 찾았다. 작게 프린트해서 장례식장에 있는 가족에게 전했다. 선생님은 아프신 중에도 반치옥사진관의 사진수업에 대해 여러 번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셨구나.



세상을 조금 바꾼 또 한 분을 기록해 둔다.


강태영 선생, 돌아 가시다. 



선생님,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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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표정은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하고 싶었을까

모녀가 와서 사진을 찍고 갔다.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딸은 마흔이 가깝다고 했다. 늦은 오후 빛이 예뻤다. 마당에 배경천을 걸고 찍었는데 웃자란, 미처 자르지 못한 잡초가 썩 멋있는 바탕이 되었다.


마당에서 찍은 사진은 비교적 쉽게 골랐다. 예쁜 표정들이 많아서 그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것으로 정했다. 문제는 스튜디오 컷이었다. 흑백 사진  두 장을 열어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있다. 그리고 한 장은 엄마가 웃고 딸은 그런 엄마를 지긋이 내려보고 있는 장면이다. 아, 어떻게 하나. 당장 보기에는 함께 웃는 사진이 좋을 것 같은데 두 번째 사진에서 좀처럼 손을 못 떼겠다. 


욕심대로 하기로 한다. 첫 장은 컴퓨터 속에 묻어두기로 한다. 사진 속에 어떤 표정은, 평소 말로 하지 못 했던, 드러내지 못 했던 감정이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 표정은 드러내지 못 해도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하고 싶어했을까 싶다. 


나는, 당신의 저 표정을 꼭 전해주고 싶다.


사진은 초상권 때문에 올리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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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사진을 찍을 때는 언제나 최종 결과물을 염두에 두지만 딱 예상한 만큼의 이미지로 끝나는 촬영은 드물다. 그보다 못한 경우도 없지 않고, 더 많은 경우는 생각하지 못했던 이미지를 만들어 내면서 촬영은 끝난다. 제법 잘 나온 것 같은 사진들의 상당수는, 얻어 걸린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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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쓴다

서루. 윤서진 프로필



밀린 작업 이야기를 씁니다. 우선 프로필 작업입니다.


윤서진은 학생이면서 자신의 제품을 만들어 파는 디자이너이고 사업자입니다. 그의 작업 결과물은 주로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데, 인스타를 비롯해서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는 프로필 사진을 의뢰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번 촬영은 아빠의 선물이었다고 하더군요.


서루.라는 그의 브랜드는 한 명 한 명에게 꼭 맞춘 핸드메이드 의류와 패브릭 소품을 만들어 줍니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작업 결과물들은 봄날 새벽에 꾸는 꿈처럼 좀 아련하고 빛이 넘치는 느낌입니다.


프로필 사진은 증명사진과 용도가 조금 다릅니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하고, 표정이나 포즈, 배경이나 조명을 통해서 그 느낌을 살려내려고 애씁니다. 윤서진의 작업과 닮은 사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서루의 제품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나중에 윤서진의 사진을 볼 때, 

‘아, 이런 사람이어서 이런 옷을 만들었구나’ 

싶게 브랜드와 어울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빛이 넘치는 사진을 제안하고 컨셉을 잡습니다.


한 컷은 실내에서, 한 컷은 야외에서 찍기로 했으니까 일기예보를 살펴서 날짜를 확정합니다. 






빛이 넘치는 사진을 위해 조명 위치와 렌즈 각도를 맞춰서 빛의 일부가 렌즈로 바로 닿도록 했습니다. 여러 방향으로 바라본 사진들 중에 최종 컷은 이렇게 결정!


다음은 야외로 나갑니다. 서루 브랜드와 잘 어울려야 하니까, 실제 작업에 쓰는 천 몇 장을 가져와 달라고 미리 부탁해 두었습니다. 아직 재단하지 않은 천은 큼지막한데 이것들이 바람에 날리는 순간이 셔터를 누르는 타이밍입니다. 사진을 만드는 것은 바람이고, 저는 셔터만 누릅니다.





촬영은 한 시간을 조금 넘겨서 마쳤습니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사진은 작게 프린트해서 흰 종이액자에 담겼습니다. 의도대로 잘 쓰이는 사진이 되면 좋겠습니다.






.

서루의 작업은 그의 인스타에서 볼 수 있습니다.

insta. saint_seo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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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바르고 선한 정치인이 또 한 명, 스스로 죽었다. 뵌 적 없지만 친근한 분이다. 며칠 동안 여러 생각이 오간다. 또 한 분에게 큰 빚을 졌다. 부채가 늘었다. 


자녀가 부정입학했다는 sns 유언비어에 대해 해명하면서, 수배 생활과 정치 생활로 때를 놓쳐 아이가 없다고 말하는 에피소드를 말해주니 아내가 운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그 말이 와닿는 모양이다. 그의 죽음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못 잔다는 지인은 사는 방향에 대해 다시 고민한다고 했다. 


음,

그가 정의당에 남겼다는 유서를 보면서 그의 결정을 조금 짐작했다. 자식 대신 키워온 진보정치가 다시 외면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허물은 자신에게 묻고 계속 정의당을 지지해달라는 마지막 부탁을 들었다. 큰 빚을 졌으니까, 그의 마지막 부탁은 어떻게든 좀 기억하고 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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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쓴다

정돈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데, 정돈하는 버릇을 만들지 못 했다. 공간의 정돈보다 어려운 것은 생활의 정돈이다. 해야할 일은 언제나 난삽한데 당장 눈앞에 닥친 것들이 일의 순서를 결정한다. 때를 놓치는 일이 많고, 엉켜버리는 일이 부지기수고, 완성도에 미치지 못 하는 일이 또 제법 된다.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만 계속하고 있다. 다만 절박함은 한결같다. 남은 인생을 이렇게 무질서하게 계속 살 수는 없다. 될 때까지 정돈을 시도해야 한다.

-사진을 쓴다

OSHADAI 라는 옷이 있는데요,





OSHADAI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이고요. 매장은 상하이에만 있습니다. 작은 독립 브랜드죠. 주로 옷을 만들고, 주방이나 거실에 쓰는 패브릭 제품이나 소품을 만듭니다. 한글로는 오사다이. 중국어로 쓰면 哦沙袋입니다. 哦는 '오!'라는 감탄사가 되고요. 사다이沙袋는 모래주머니라는 뜻입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작은 모래주머니,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까, 오!모래주머니! 라는 브랜드입니다.


한 명의 디자이너가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고향의 작은 공장에서 수공예로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디자이너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영감을 수집하고,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패브릭을 구해 오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오사다이의 디자이너를 인터뷰하는 잡지의 에디터와 함께 포토 자격으로 갔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연락 받았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 참 마음에 들었다고, 기존에 찍혔던 다른 많은 잡지의 사진과 달랐다고. 그러니까 자기 브랜드 화보 작업을 같이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입니다. 그 뒤로 우리는 1년에 두 번씩, 시즌 화보를 찍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는 이야기 나누는 친구 사이가 되었습니다. 시즌 촬영이 끝나면 보통 찜해 둔 외투를 아내에게 선물합니다. 물론 조금 할인은 받습니다. 소재가 무척 좋아서 입고 있으면 보기 좋습니다. 


대규모 브랜드가 아니어서 작업의 자유도는 훨씬 큽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서 아이디어를 산처럼 쌓아댑니다. 그렇게 쌓인 생각의 산에서 한 삽씩 퍼내면서 꼭 찍어야할 사진, 꼭 필요한 느낌만 남깁니다. 물론 현장에서 찍다보면 어느새 생각도 못한 계곡도 생기고 숲도 생기는 건 어쩔 수 없고요. 


나중에 한 마디 덧붙이더군요.


네 사진, 참 좋아.

그런데 그거 좋아할 사람, 많지 않을 걸?


칭찬인 지 욕인 지,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대충 맞는 말 같네요.


오사다이의 여러 사진에 대해 나중에 더 적을 일이 있겠지만, 우선 오늘 적는 것은 2017 S/S 시즌 작업입니다. 2016년 겨울에 찍었으니까 한참 전이네요. 보통 한 시즌에 20장 조금 넘는 사진을 씁니다. 찍은 사진들 중에 몇 번 걸러내고 나면 그래도 200여 장 넘게 남는데, 그 사진들을 모두 프린트해서 펼쳐놓고 같이 스토리를 짜면서 남길 사진과 순서를 결정해 갑니다. 보여줘야 되는 옷, 드러나야 되는 디테일이 있으니까 선택의 기준은 냉정하고 잔인합니다.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었습니다. 찍어두고 보니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최종 인쇄 선택과 상관없이 별도의 스토리라인 하나를 적고 싶었습니다. 


저기, 나 따로 사진 좀 추려서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

그럼, 물론이지.


그래서 골랐습니다. 물론 이 대화는 몇 달 전이었고요. 하하.


덧붙일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사진가로서 이야기 하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진을 쓴다

[사진가의 현장] 클라이머의 등근육 구경하세요.






안녕하세요. 모비입니다.


간밤에 이상하게 잠을 못 잤네요. 한밤중에 깨어서 잠시 뭔일인가 상황 파악을 하고, 곧 잠이 오겠지 생각하면서 두어 시간 뉴스를 보다가, 들어가서 다시 누웠는데 결국 잠은 안 오고, 내 이불을 아내와 마루에게 덮어주고 나오니 어느새 창 밖에 푸른 빛이 돕니다. 새벽 낚시라도 가 볼까 하다가 시간이 어중간하고, 안 되겠다 싶어 글이나 쓰려고 준비해둔 사진들을 엽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글 썼을 걸요.


[사진가의 현장] 세 번째군요.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실내 암장 사진입니다.


암벽은 개인적인 취미이기도 해서 오래도록 지켜봤습니다. 클라이머를 지켜보고 있으면, 동작은 마치 벽 위에서 춤추는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비교적 낮은 3~4미터 높이의 벽에서 고난이도 동작을 구사하는 형태를 볼더링이라고 하는데요. 높이가 낮은 대신 하나하나의 동작(클라이밍에서는 무브라고 부릅니다.)이 클라이머의 한계를 시험하는 정도인데 힘과 균형을 모두 요구합니다. 손가락 하나 겨우 버티는 동작에서 발끝으로 체중을 지지하며 몸을 움직여 갈 때, 저것은 춤이구나. 싶습니다. 


사진가의 마음이 어디 갈까요. 저거 저, 꼭 찍어봐야겠다. 벼르고 있었습니다. 상업사진을 직업으로 하면, 찍고 싶은 사진보다 찍어야 하는 사진이 월등하게 많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진보다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사진이지요.  종일 촬영하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면 카메라는 무겁기만 하고 다시 쳐다볼 힘도 없습니다. 없는 힘으로 다시 카메라를 드는 것은 결국 다음 클라이언트가 부를 때지요. 그러다 보면 상상하는 이미지를 만들 기회는 점점 줄어듭니다. 점점 소모되는 겁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프로젝트를 따로 만듭니다. 컨셉을 구상하고, 적당한 모델을 찾고, 부탁하고, 내 돈을 써서 준비하고, 촬영합니다. 개인작업은 우선 원하는 조명을 내 마음대로 써도 되고요. 결과물에 대해 평가받을 일도 없으니 마음 편하게, 놀이하듯 찍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 번씩 이렇게 내 맘대로 찍어서 쓸 만한 사진 몇 장 만들고 나면, 아, 나 사진가구나.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상하이에 있을 때 자주 가는 암장 주인장과 제법 친해졌을 무렵입니다. 컨셉을 설명하고 제안했더니 당연하게 환영합니다. 설명했다고는 했지만 아직 세상에 없는 사진을 만들 텐데 그게 말로 제대로 설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상상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서 보여주면 아마 깜짝 놀랄 겁니다. 그 감탄의 예상까지 즐거운 게 개인작업이지요. 난장판을 벌여놓고 엄마의 등장을 기다리는 마루의 심정이 그럴 겁니다.









Part 1.





이 암장은 쇼핑몰 꼭대기층에 있어서 위쪽으로 자연광이 들어옵니다. 의도한 사진은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야 되니까, 늦은 오후쯤 도착해서 장비를 준비하며 해가 지기를 기다립니다.




조명은 두 개를 씁니다. 하나는 길쭉한 소프트박스를 장착해서 암벽 위에 올렸습니다. 이 조명이 근육의 질감을 최대한 강조해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왼쪽에 있는 조명은 탑조명 하나만 썼을 때 생길 단조로움과 암부의 위험으로부터 사진을 구할 겁니다. 위에 있는 조명에는 푸른색 젤을 쓰고, 왼쪽에 있는 조명은 좀 더 푸른색 젤을 씁니다. 서로 다른 색의 젤을 쓰는 이유는 지난 번 글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는데, 색의 깊이는 더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주제는 클라이머의 등입니다. 클라이밍은 온 몸의 근육을 쓰는데, 오래 운동한 클라이머들의 등근육은 특히 탐스럽습니다. 여러 동작 중에서도 특히 등근육을 최대한 긴장시킨 포즈를 같이 연구합니다. 조명도 물론입니다. 만약 위에서 내려오는 조명이 밋밋하다면 근육의 질감을 묻어버릴 겁니다. 가로로 긴 형태는 클라이머의 다양한 동작에 대응해서 클라이머가 어디로 움직여도 빛이 닿을 수 있도록 하고, 앞뒤로 좁은 형태는 내가 원하는 클라이머의 등에만 수직으로 빛이 떨어지도록 돕습니다. 다른 곳까지 너무 밝아버리면 사진을 보는 시선이 산만해 질거니까요. 그건 제가 원하는 게 아닙니다. 옆에서 들어오는 조명도 빛을 끊어내는 반도어를 장착해서 최대한 좁은 범위로, 원하는 부분만 빛이 닿도록 합니다.




조금씩 조명과 포즈, 카메라의 세팅을 수정하며 준비가 완료됩니다. 자, 쇼타임! 무심한 듯했지만, 오늘 머리 새로 하고 온 암장 마스터입니다. 옷 입고 있을 때는 좀 마른듯 보이지만 벗겨보면 군더더기 없는 몸. 딱 필요한 근육만 남겼습니다.




암장의 신흥 주력입니다. 처음 암장 오픈할 무렵에는 암장 스탭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도 했는데 몇 년 사이 성실하게 운동한 표가 납니다. 평소 행동은 참 겸손한데 몸은 전혀 겸손하지 않네요.




암벽 동작 중에 다이노라고 부르는 동작은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으로 가는 동작입니다. 점프죠. 조명 위치와 홀드 거리를 체크한 후 손 보다 더 높은 곳에 목표지점을 정합니다. 하나, 둘, 셋. 날아요! 마스터! 왼쪽을 비추던 포인트 조명은 이때 오른쪽으로 옮겨왔습니다. 아래쪽으로 그림자를 만드는 등근육의 조명은 위에서, 척추 홈에 그림자를 만드는 조명은 오른쪽에서 오고 있습니다.




촬영 위치를 바꿔서 탑조명이 있던 위치까지 올라갑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촬영하고, 모델에게 겨우 잡을 만큼 높은 곳에 있는 홀드를 잡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상상하던 이미지하고는 조금 다르게 나오더군요. 이걸 제대로 수정하려면 조명 위치부터 시작해서 바꿔야 할 게 참 많아 보입니다. 아쉽지만 이 정도로 찍고 오늘은 마무리합니다.










Part 2.





두 번째 촬영을 진행합니다. 한 번 더 찍어야 하는 이유는 한 가지! 여성 클라이머를 꼭 찍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촬영 때 남성 여성 클라이머를 모두 찍겠다고 마스터에게 말해두었는데 마스터는 아무래도 가볍게 생각하고 넘겼던 모양입니다. 마침 마음에 드는 친구가 있어서 부탁하고 한 번 더 날을 잡았습니다. 탱크탑 상의에 청바지를 입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모델은 몸풀기 중.




라이팅으로 없는 근육을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조금 있는 근육을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첫 번째 촬영과 같은 세팅으로 촬영합니다. 가능한 팔을 멀리까지 뻗은 후 체중을 실으면 어깨와 등근육이 도드라집니다.




예쁘장하게 포즈만 잡는 친구는 아닙니다. 실제 아마추어 대회에도 나가는 열혈 클라이머입니다.





예정에 없던 컷입니다. 연속으로 이어진 어려운 동작을 마치고 다음 촬영을 진행하기 전, 벽에 기대어 쉬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철수하려던 조명을 잠시 멈추고 얼른 찍어둡니다.




이번엔 기울기 각도가 더 큰, 상대적으로 복근을 더 많이 써야하는 벽 앞에 세웠습니다. 조명은 거의 같은 형태로 씁니다. 역시 머리 위에 하나를 설치하고, 측면에서 하나를 더 씁니다.




몸풀기를 주문하고 모델의 동작을 살피면서 어떤 자세가 가장 어울릴까를 생각합니다. 이 컷은 얼굴은 예쁘게 나오는데 전체적인 선이 어지러워서 탈락한 B컷입니다.




이 벽에서 나온 A컷입니다. 시원스럽게 화면을 나누는 몸선, 잘 드러난 복근, 공중에 매달린 자세인데도 나른하게 늘어진 몸, 살짝 드러난 눈빛도 마음에 듭니다. 힘겹게 버티는 게 아니라 벽 위에서 유영하는 저 느낌이 좋습니다. 왼팔이 조금 더 보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화면 왼쪽 바깥에서 들어온 조명이 하이라이트 조명입니다. 배경에 수직으로 걸린 등반로프는 지금 모델이 매달린 벽의 각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줍니다. 본래 아래 바닥이 조금 보이는 컷인데 후반 작업에서 바닥을 지워내고 이미지를 완성합니다.




마지막 세팅입니다. 양쪽에 푸른색과 더 푸른색 조명을 준비합니다. 본래 의도대로라면 완전히 검은 배경이 나와야 하는데, 현장 이 생각보다 넓지 않아서 조명이 뒷배경에 닿습니다. 이게 클라이언트가 있는 상업촬영이라면 어떻게든 장비를 동원에 빛을 끊어내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같이 놀아보자고 진행하는 촬영이니 현장에서 수습 가능한 수준으로 진행합니다. 저, 주문 받아서 찍을 때는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하하.




이 사진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외줄 로프입니다. 현장에서 해결하지 못 한 부분들을 후작업으로 덮었더니 효과가 과해보이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구경하던 마스터도 이 벽에서 한 장 남깁니다. 설렁설렁하는 것 같아도, 벽에 있을 때 저 사람 표정은 언제나 진지합니다. 안 시켰는데도 가능한 어려운 홀드를 잡고 고난이도 자세를 만들어 내는 당신은, 이 시대의 진정한 참 모델인입니다! 아, 아래 바닥 보이시나요? 저 바닥을 여자 클라이머 사진에서는 지워냈던 겁니다.









Part 3.





개인작업한 사진들을 중국 SNS에 공유했습니다. 중국은 웨이신微信, 영어로 위챗이라는 SNS를 가장 많이 씁니다. 카카오스토리처럼 개인의 이야기를 적는 것도 같습니다. 모델들도 자기 사진을 많이 좋아해서 자신의 계정에 모두 올려댔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프랑스 인공암벽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난징에 인공암벽 공사가 있는데 촬영을 의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선순환. 좋습니다. 재미있고 싶어서 진행한 개인작업이 누군가의 눈에 들고 그게 상업촬영으로 연결됩니다. 시간낭비, 돈낭비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괜히 혼자 흐뭇합니다.


난징 현장에 도착해 보니 아직 공사가 한창인데, 여기 오너는 이 암벽에 홀드를 박아넣기 전 모습을 찍어두고 싶었답니다. 태국에서 온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막 그림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찍을까 생각하다가 작은 조각사진들의 조합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현장 실무자와 상의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클라이언트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소용 없습니다. 촬영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신선한 한 장을 만들고 싶지만,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대상을 홍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이미지를 요구할 때가 많습니다. 그때는 최대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클라이언트의 몫이고 사진가는 그 부분을 존중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1.조각 이미지의 합성 느낌으로 간다. 2. 푸른색 색감을 부분적으로 더해서 찍는다.는 두 가지 의견 모두 받아들여졌습니다. 인공암벽은 수십 조각의 면을 조금씩 각을 비틀어 가며 붙인 형태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다이나믹한 면의 조합을 잘 살려낼 수 있을 지, 동시에 그래피티를 잘 표현할 지가 숙제입니다.  




촬영하기로 했던 첫 날은 한참 공사중이라 도저히 촬영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대충 각도만 확인하고 다시 상하이로 돌아왔습니다.




푸른색 조명을 쓰겠다고 말했지만, 주제와 배경의 밝기 차이를 어느 정도 둘 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가능한 배경도 밝기를 바랬습니다. 그에 따라 세팅을 조절합니다.




작업 중인 그래피티 작가 아미지를 촬영합니다. 우선 왼쪽에 조명 하나를 넣어서 다양한 각도로 조합된 벽면의 선이 잘 드러나도록 합니다.





그리고 작업대 위에 조명 하나를 올려서 작가 상반신에 떨어지는 빛을 하나 더 준비합니다. 저 빛이 너무 넓게 퍼지면 안 되니까 앞에 반도어를 달아서 빛의 범위를 제한합니다.




그렇게 해서 첫 번째 컷이 완성됩니다.




바닥을 정리한 후 기념사진 한 장 남기자고 작가를 벽 앞에 세웠습니다. 그래피티 작가인 동시에 클라이머이기도 한 모델은 클라이밍장비 브랜드인 블랙다이아몬드의 후원을 받고 있답니다. 로고가 꼭 나와야 된다며 후원사의 외투로 갈아입었습니다.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한 최종 이미지 중 메인컷입니다. 벽면의 입체감이 잘 살도록, 그러나 너무 넘치지 않도록 사진을 더하고 빼면서 최종 이미지를 만듭니다. 클라이밍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드러나도록 사진의 바깥 테두리는 울퉁불퉁하게 남겼습니다.




다양한 입면을 볼 수 있는 디테일 컷도 필요합니다.




배경에 조명 하나, 모델의 오른쪽에 조명 하나를 두고 찍은 포트레이트입니다. 거대한 벽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며 촬영합니다.




촬영이 끝난 벽에 프랑스 스탭이 홀드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홀드가 다 준비되고 사람들이 클라이밍을 시작하면 저 벽은 금방 때가 묻을 겁니다. 온전한 벽을 촬영해 두려는 클라이언트의 뜻을 이해할 법도 합니다.









암벽 촬영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생각해 둔 컨셉이 두엇 더 있기는 한데 당장 갈증은 풀었으니 아마 다시 암벽을 찍는다면 한참 지난 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에는 인물사진과 함께 제 주 촬영대상인 인테리어 촬영 이야기를 적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1. 시스 M/D Reply

    멋진사진, 멋진촬영, 멋진공감~!

    • 반작 M/D

      고맙습니다~!

  2. 남해원 M/D Reply

    멋진사진이네요 그래서 퍼갔습니다 -_-;;
    http://cafe.naver.com/climbpic/79

    • 반작 M/D

      네!!
      클라이밍카페 운영하시는 군요.
      카페 번창하시길 빌어요!!

  3. pdborn M/D Reply

    멋진 사진과 내용입니다. ^^

    • 반작 M/D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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