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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거다.

요즘 혼자 있을 때 자주 생각한다. 진인사대천명. 사람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먹고 사는 일이 쉽지 않으니까, 왜 안 되는 지 생각하다보면 끝에는 저 물음이 남는다. 나는 내가 할 일을 정말 다 했나? 해볼 수 있는 시도를 다 해 봤나? 질문처럼 한결같은 답이다. 나는 아직 다 안 했다. 더 해볼 수 있는 시도가 남았다. 그러니까, 무슨 다른 거창한 문제가 있어서 안 되는 게 아니다. 아직 다 안 했다. 더 하자. 하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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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에 잠이 안 오니까

전혀 정치적이지 않은 이유로 한 동안 제주 녹색당 당사에 다닐 일이 있었다. 이유야 알 수 없지만 그곳 벽에는 지난 지방선거 때 제주도시사 후보로 나왔던 녹색당 후보의 선거공약을 적은 내용이 아직도 남아있다.


미래비전- 국제자유도시 명칭을 폐기하고 생태환경특별자치도를 선포한다.

기본권 - 전도민 기본소득을 실시한다.

자치 - 읍면동장 직선제로 기초자치를 부활시킨다.

환경 - 관광객 환경부담금 3만원을 부과한다.

평화 - 강정 해군기지를 철수하고 탈핵평화조례를 제정한다.

민생 - 무상 공영버스를 도입하고 보행자 중심 교통도시를 선언한다.

노동 - 외주화 없는 제주를 만들고 비정규직 제로를 달성한다.

농업 -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실시하고 Non GMO 선언한다.

여성 - 낙태죄를 폐지한다.


몇 번 가면서 꼼꼼히 볼 기회가 없었는데 어제는 잠시 쉬는 동안 하나하나 읽었다. 아, 예쁜 생각들이다. 이대로만 되면 이 섬 참 좋겠다. 상황으로 따져보아서 어려운 것도 있고, 받아들여지기에는 저항이 많은 것도 있지만, 이런 상상과 기백, 참 좋아보인다. 


갈 수 없는 길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가야하는 길이라면 어떻게든 걸어보자던 역사의 선배들 덕분에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와서 살고 있다. 


제주에 들어와있는 예멘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활동을 지난 몇 달간 했다. 시작은 내 집 근처에 예멘인들이 들어왔다는 뉴스와 그 뉴스에 덧붙는 나쁜 댓글 때문이었다. 물어물어 연락해서,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물었더니 한국어 봉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찍어서 일상처럼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그들의 얼굴이 노출될 경우 한국보다 예멘에서 그들이나 가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해서 그럴 수 없었다. 나는 겨우 몇 달이었지만, 여러 사람이 헌신적으로 그 낯선 외국인들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한국어 교육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더듬더듬하며 함께 배우고 익혔다. 거리가 멀어서, 먹고 사는 일이 시급해서 나는 여기까지 하고 멈춘다.


이 새벽에 잠이 안 오니까 또 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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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접점이 여럿이면 좋겠다

관이 주최하는 토크콘서트에 다녀왔다. 좀처럼 갈 일이 없는데 관심 있는 인물이 주최한다고 하고 믿고 따르는 분이 가보라고 해서 갔다.

언어의 차이를 알았다. 같은 말 안에서 사람마다 손 안에 넣어 쓰는 단어가 조금 달랐는데, 마치 다른 언어 같았다. 관이라는 것은 구체적이고 단단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했다. 그리고 그런 언어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조직에 소속된 게 별로 없는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사람들은 조금 다른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끝간 데를 모르고 시작과 마침에 거칠 것도 없다.

나이 들수록 쓸 수 있는 단어가 줄어간다던, 겨우 한 줌의 단어로 쓴다던 김훈의 말을 돌아오는 내내 생각했다.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점점 줄어간다는 아쉬움보다 이 한줌의 단어를 마침내 완벽하게 구현한다는 확신이 어쩌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의 단어, 나의 언어가 점점 확고해 진다. 나는 나의 말을 한다. 당신은 당신의 말을 하라. 그 사이에 접점이 여럿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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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옮겨쓰려다가, 찍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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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말

가능하면 실체가 분명한 하루의 어떤 조각들을 적으려고 한다. 에둘러가는 말이나 추상적인 단어가 난무하는 문장은 안 좋아한다. 생활도 다르지 않다. 삶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사는 사람들에게 더 정이 가고, 내가 마땅히 드러내 주어야 할 사람도 그들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사진과 글로 또 누군가를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내가 마음대로 인터뷰이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그 사람들에게 가서 그의 하루를 살피고,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을 물어서 받아적고 싶다. 고민해서 사진을 찍고 잘 살펴 적어서,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 세상에 말해 주고 싶다. 땅에 발 딛지 않은 뜬 말이 번쩍거리는 이곳에. 


피서를 마친다. 판넬로 지은 작업실은 많이 더운데 아직 에어컨이 없어서 도저히 일할 수 없었다. 게다가 컴퓨터가 있는 2층 사무공간은 작업실의 열기가 몰려 올라오고 바로 위 지붕의 열기가 내려와서 더 심했다. 아내의 권유로 6월 말부터 컴퓨터를 모두 집으로 옮겼다. 8월이 끝나는 오늘, 다시 작업실로 돌아왔다. 아직도 덥지만 해볼 만하다. 여름, 잘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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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바닷가에 나가 보면 어디에서든 멀리서부터 떠밀려 온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흘러온 나무, 유목이다. 긴 시간 동안 바닷물에 절여진 나무는 매끈하고 단단하다. 잘 썩지도 않는다. 작은 가지에서부터 큰 판재에 이르기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이런 것들은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워 둔다.


오늘 그 중에 작은 판재 조각 하나를 잘라서 고래 모양으로 다듬었다. 분명히 고래를 다듬었는데, 영락 없이 마른 고등어 모양이다. 내가 미술은 좀 안 됐었지.


하나 둘씩 만들어 봐야겠다. 촬영 없는 날에는 얼치기 목수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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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난민 지원에 찬성한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이 논란이다. 내가 사는 동네 애월 장전에 지금 열 명 넘는 난민이 머물고 있고, 곧 그 수가 1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선교사 몇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장소를 얻고 난민을 데려왔다고 하고, 장전리사무소에서 학부모와 관련기관의 회의가 있었다고 한다. 난민문제가 내 집 앞까지 다가온 셈이다.


인터넷에서 관련 소식을 찾아보니 대부분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그 아래 덧붙는 댓글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난민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청와대 앞 시위 사진도 있고, 해당 단체와 관련 기관의 연락처를 올려두고 항의를 전하라는 글도 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학교 가까운 곳에 난민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것이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들이 진정한 난민이 아니라 난민을 가장한 취업지원자들일 것이라고 의심도 하는 것 같다.

당장 한국민의 안전을 위협받으면서 난민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 어설픈 선진국 흉내나 책상 위의 낭만주의라는 말도 한다.


그들의 말이 맞는 부분이 많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갈등도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문제도 생기고 범죄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난민이기 때문은 아닌 듯하고, 다만 사람이니까 그럴 것이다. 우리와 다른 모습의 건장한 남자들이 몰려 다니면 불안감을 주는 것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낯선 것에 대한 초기의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말을 해도 그들이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난민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탓하거나 무시하거나 애써 설득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높으니까,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아서 공개된 페이지에 적는다.


따로 믿고 따르는 종교가 없고, 먹고 살기 넉넉한 낭만주의자도 아니지만,

나는 정부의 난민 지원에 찬성한다. 

여러 사람이 나서서 난민을 돕는 것을 지지한다. 

난민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우리도 역사 속에서 그렇게 도움받으며 지금까지 왔고, 

언젠가 내 아이가 타국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상대방이 기꺼이 도움을 베풀어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세상의 어둡고 낮은 곳을 돕는 선배들을 옳다고 믿으며 자랐다.


그들을 지지한다.



- 어제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그리고 이틀 동안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 중이다. 아마도 사진과 글을 통한 방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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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

어제 밤부터 태풍이 지난다. 이번 태풍은 유난스럽게 느려서 만 하루가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바람이 거세다. 비바람이 몰아쳐서 걱정했는데 집과 작업실에 큰 피해는 없다. 작업실 외벽에 걸어둔 사진 간판이 바람에 날렸는데 고정해 둔 케이블타이가 여러 개 끊어졌다. 더 굵은 것들로 우선 한 두 곳을 다시 묶었다. 바람이 그치면 마저 묶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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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저녁 늦게 끝날 예정이었던 작업이 오후에 마쳤다. 덕분에 집에 일찍 돌아와서 모처럼 수영 다녀왔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는 중엄이나 구엄 정도인데, 구엄보다 중엄 바다가 호젓하게 놀기 좋다. 수트를 입으면 가라앉기 어려우니까 수영복에 오리발, 스노클링 채비만 해서 물에 들었다. 물이 따뜻해서 놀기 좋았다. 오늘은 이퀼라이징도 괜찮아서 제법 10미터 가깝게 들어가도 괜찮았다. 무서운 것만 빼면.


소라는 지천으로 깔렸지만 지금이 채집 금지기간이기도 하고, 해녀삼촌들 것이니까 평소에도 별로 건드리지 않고, 우리 가족이 별로 즐겨 먹지도 않으니 나랑 상관없다 생각하고 탐내지 않았다. 돌돔은 맨손으로 도저히 잡을 방도가 없으니 여기쯤 있구나 보아두기만 했다. 그리고 문어! 겨우 한 마리를 발견하고 손을 뻗었지만 스르륵 빠져나가서는 바위틈에 몸을 숨긴다. 옆에 있는 소라를 끌어다가 자기 몸을 가린다. 안 보여도 너 거기 있는 거 안다. 맨손으로 몇 번 쑤셔봤지만 틈은 좁고 깊은데다 성게들까지 들어있어서 문어는 안 잡힌다. 물러서서 한참 기다렸더니 눈 두 개만 나와서는 주변을 살핀다. 파도 치는 바다에 십 분 넘게 떠서 노려보았지만 결국 못 잡았다. 괜히 속만 울렁거린다. 저녁 밥상에 문어 한 마리 올렸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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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생존과 실존은 선후관계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동시에 가능할까. 생존의 현장에 실존의 질문을 들이대고 너는 왜 이 아름다운 물음에 침묵하냐고 묻지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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