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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돼지고기를 얻어먹기로 한 저녁이었는데, 점심으로 먹은 채식식당 밥이 과했다. 돌아와서 일도 하고 땀도 많이 흘렸는데 좀처럼 배가 가라앉지 않아서 입맛이 없었다. 몇 조각 겨우 먹고 냉면 한 그릇으로 마쳤다. 아깝다,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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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라고 쓰면서 도망 가보다가, 빗.이라고 쓰면서 괜히 아닌 척도 해 본다만 결국에는 빚이라고 마주 서서 적는다.


대출받았다. 내가 청년의 범주에 드는 줄 새삼스럽게 알았다. 이름 앞에 청년.이 붙은 대출이다. 조건을 따져서 겨우 통과했고, 급한 불을 어떻게 또 끄고 간다. 기록으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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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가는 버릇이 세 살에 만들어진다는 말은, 적어도 삼 년쯤은 꾸준해야 그것이 몸에 익어서 비로소 하나의 태도가 된다는 뜻은 아닐까.


그러니까, 뭐든 일상으로 만들겠다면 삼 년 정도는 저항을 이겨내고 몸에 새겨넣을 각오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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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여자의 멋

중년의 남성은 20대의 남자가 가지기 어려운 매력을 갖고 있다. 나는 곧잘, 남자의 주름은 역사라고 말한다. 그래서 남자의 얼굴을 찍을 때는 가능하면 주름이 돋보일 수 있는 조명을 맞춘다.


중년의 여성이 아름답다고 말할 때, 대개 그 표현 속에는 젊은 날의 매력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긴다. 좋은 몸매와 탄력있는 피부같은 것들이다. 그래서 여성을 찍을 때는 나이와 상관 없이 주름을 지울 수 있는 조명 세팅을 선호한다. 아마 긴 시간 동안 사회가 강요한 부분이 클 것이다. 젊은 여자가 가질 수 없는,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가능한 중년 여성만의 아름다움도 분명히 있을 텐데, 아직은 찾지 못 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아직 모르지만, 마음에는 숙제처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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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클링

일 때문에 산을 올랐다. 전체 산행은 네 시간에 가까웠다. 땀이 비처럼 흘렀고 후반에는 진짜 비를 맞으며 올랐다. 땀과 비에 젖은 옷은 끔찍한 냄새가 났다. 일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곧장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서 가까운 바다에 갔다. 깊은 바다는 무섭고 재밌었다. 이 여름이 다 갈 때까지는, 어쩌면 가을 한 동안에도 스노클링 장비를 항상 차에 넣어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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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꼬리를 문다




아침에 쓰려고 열었다가 몇 줄 메모만 하고 덮었던 페이지를 다시 열어 쓴다.



___________________


오늘도 눈 내린다. 다행스럽게도 길에 쌓였던 눈은 녹았는데 땅이 다시 언다. 


지난 상하이 출장 동안에 픽사의 새 영화 코코를 봤다. 공각기동대 신극장판도 봤다. 두 영화는 다 재미있었고 만나는 지점도 있었다.


코코에서, 

죽음 이후에도 삶은 이어진다고 말한다. 해골들의 이야기니까 마루한테 보여주기는 어렵겠다. 마루는 좀 무서워할 것 같다. 영화는, 사람은 죽은 후에 그 다음 세상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계속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무대가 바뀔 뿐, 지구에서 살던 관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면서 진짜 죽음이란 더 이상 자신을 기억해 주는 존재가 없을 때라고 말한다. 그때에 이르면 존재는 무.로 돌아간다. 재미있고 유효한 발상이다.


공각기동대도 비슷하다. 오래 전에 봤던 아주 초기 버전의 공각기동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인간이란 결국 기억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대사가 여전히 큰 인상으로 남아있다.


재미있는 것은, 독립된 개체로서의 존재다. 의식의 세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개체로서 독립되어 있고 그 독립성 위에서 모든 성취를 이루고 또 평가받는다. 운동선수의 우수함이나 학자의 성취는 결국 그 개인의 한계 안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위대하다. 그들을 존경하는 이유도 개체가 가지는 고립의 한계를 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우주의 역사에서 개체의 개념이 등장한 이후로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 경계가 만드는 고립은 극복 불가능하다. 그런데, 만약에 개체가 고립의 경계를 넘는다면 무슨 일이 생겨날까? 개체를 개체로 존재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고립의 경계는 과연 깨어질 수 있을까? 그게 깨진다면 개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최근 몇 년 AI의 눈부신 발전은 어쩌면 그게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최신의 공각기동대 신극장판은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의 지성이 모두 결합되는 시대.

재미있는 상상들이 꼬리를 문다.


작업실 근황 쓰려고 열었던 페이지였는데, 되지도 않는 아이디어만 적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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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며칠째 폭설이다.

제주는 며칠째 폭설이다. 이런 겨울은 태어나서 처음 보낸다. 태어나고 자란 거제도나 계속 살았던 상하이 어디도 이런 겨울은 없었다. 제주도 이런 겨울은 처음이라는데, 그 처음을 제주 두 번째 겨울에 겪다 보니, 이 섬은 항상 이런가 싶다.


사진관 2층으로 짐을 옮긴 지 한 달 가까이 됐다. 작은 가스난로 하나를 켜고 작업하는데 손 안 시릴 정도는 된다. 어제 늦게까지 마무리해야 될 작업이 있어서 새벽 6시까지 작업실 컴퓨터 앞에 있다가 집에 와서 잠들었다. 내일 보내야 될 사진, 모레 보내야 될 사진이 차례로 줄 서 있다. 오늘 몸이 시원찮아서 어제 잠을 못 잔 탓인 줄 알았는데 저녁에 보니 열이 오른다. 감기가 올 모양이다.


오늘도 거의 새벽까지 작업해야 하니까 두툼하게 입고 작업실에 있을까 하다가 작업할 사진과 노트북을 챙겨서 집으로 건너 왔다. 보일러 배관이 지나는 샤워실 앞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서 포토샵을 연다. 큰 작업이야 내일 작업실 컴퓨터로 하더라도, 우선 오늘 밤에는 여기서 하면 되겠다.


저 뒤에 방에서 아내가 마루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아내가 읽어주면 마루가 질문하고 아내가 대답한다. 보지 않아도, 저 목소리만 해도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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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발휘하고 와요

"실력 발휘하고 와요."

아내가 말했다. 2주 내내 촬영이 이어진다.

상하이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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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배 선생님을 소개시켜 주세요.  (2) 2017.02.10
  1. 최민건 M/D Reply

    치옥. 오랫만~
    북마크 정리하다가 'forgogh.net'주소를 보고는,
    잠시 오래전으로 돌아갔다가 글남기네.ㅎ
    여기 저기 포스팅 한거 보니 잘. 지내는거 같으네...
    페북 주소 남기니 가끔 안부 전하고 살자고~^^
    https://www.facebook.com/mingun.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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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낼 것이 있는 얼굴이 좋다


















작업실은 아직 지어지지 않았고, 밥벌이 사진은 아직 제주에서 할 게 없다. 어슬렁 어슬렁 탐나는 얼굴만 찾아 다닌다. 이 얼굴들을 모아서 개인작업으로 해볼까 싶다.


무엇인가 꺼낼 것이 있는 얼굴이 좋다. 이미 다 드러난 얼굴은 내가 끼어들 공간이 없는가 싶고, 별다른 흥미가 안 생기는 얼굴은 또 그대로 욕심 안 난다. 드물기는 해도, 나만 꺼낼 수 있는 얼굴이 종종 있다.


가마가 있는 도예가의 작업실에 다녀왔다. 보물처럼 모셔둔 흙더미, 잘 못 구워져서 바닥에 붙어버린 접시, 다음 번 불 넣을 때 쓸 장작 더미, 수학기호처럼 칠판을 가득 채운 메모가 있었다.


여러 도자기 중에 하필 옹기를 선택한 작가는 옹기처럼 말했다. 말은 수식어가 적고 매끄럽게 다듬지 않아서 옹기 표면처럼 덤덤하고 까끌했다. 가을 빛에 잘 마른 질감이었다. 장인과 작가의 경계에 대해, 작품과 상품의 균형에 대해 마침 내 상황과 겹치는 부분도 있어서 여러 가지를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 했다. 다음에 만나더라도 굳이 따져 묻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답은 각자 찾자. 


동그란 테 안경을 쓴 얼굴을 무심한 척 자세히 살폈다. 됐다, 저 얼굴, 할 수 있겠다. 명함을 건네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어떻게 찍을 지는 안 떠오르지만, 얼굴 하나 모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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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조용한 방이다.



날은 아직 춥다. 아침 저녁이 쌀쌀하다. 요즘 매주 서너 번, 새벽 운동 간다. 제주종합운동장에 있는 야외인공암장에서 경희와 만나서 한 시간쯤 벽을 오른다. 아직은 홀드 잡을 때마다 손을 호호 불어야 한다. 하지만 해뜨는 시간이 조금씩 당겨지고, 운동하는 중에 어느새 날은 밝아서 맑은 날에는 벽 위부터 천천히 따뜻한 아침 빛이 닿는다. 좀 더 지나면 시원한, 그리고 좀 더 지나면 더운 새벽 운동을 할 수 있겠다.


새 차를 계약했다. 얼마 동안만 타자고 맘먹고 구입한 낡은 중고 자동차가 오늘 새벽에 드디어 탈났다. 시동이 안 걸려서 운동 못 갔다. 보험사를 부르고 어찌저찌해서 겨우 마루 어린이집 출근은 시켰다. 오래 못 버틸 걸 알겠다. 더는 안 될 것 같아서 전기자동차를 예약했다. 드림카를 산 것도 아니고, 은행 빚을 얻어 사는 것이고, 당장 손에 쥔 것도 아니니 별다른 감흥은 없다. 큰 지름 뒤에 아무 감흥이 없다는 사실이 어째 서글프다.


새 대출을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집지을 땅값이 올라서, 얼마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었다. 건축 견적을 따져보면 여전히 빠듯하다. 


네이버에 새 블로그를 만들었다. 아내와 함께 운영할, 내 제주 사진관 블로그다. 이런 저런 메뉴를 만들었다. 글쓰기는 참 편하게 만들어 놨더라. 그러면서 지금 쓰는 개인블로그에 대해 생각했다. 이 블로그는, 작고 조용한 방이다. 나는 이 방에서 가능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작은 이야기를 조근조근 할 것이다. 굳이 대상을 생각하며 테그를 달거나 존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가만가만, 적을 것이다. 고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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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입감자 M/D Reply

    작고 조용한 방에 불쑥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현재 중국에서 거주하고 있으나 제주도로의 귀국을 고민하던중 반치옥님의 글과 사진들을 봤습니다.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한 상황에서 님의 흔적들이 제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반작 M/D

      안녕하세요. 이 댓글을 보실 지 모르겠지만,

      작고 조용한 방에 놀러오셔서 반갑습니다. 이런 안부라면 언제든 환영이지요.

      제주도로의 귀국... 반갑네요. 언제쯤 오시나요? 저는 여름쯤이면 집이 다 지어집니다. 놀러오세요. 맥주 한 잔, 차 한 잔 드릴게요.

  2. 수입감자 M/D Reply

    댓글 고맙습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초에는 귀국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라도 제주도에 갈 일이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꼭 뵙고싶네요.

    제 귀국결정에 반치옥님의 역활이 아주 컷기에, 맥주든 차든 술이든 제가 사야죠.

    아니면 혹시 상해 출장오실 계획이 있다면, 제가 찾아뵐 수도 있겠네요.
    저는 강소성 남경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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