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Weather
저 표정은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하고 싶었을까
반작
2018. 10. 11. 23:07
모녀가 와서 사진을 찍고 갔다.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딸은 마흔이 가깝다고 했다. 늦은 오후 빛이 예뻤다. 마당에 배경천을 걸고 찍었는데 웃자란, 미처 자르지 못한 잡초가 썩 멋있는 바탕이 되었다.
마당에서 찍은 사진은 비교적 쉽게 골랐다. 예쁜 표정들이 많아서 그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것으로 정했다. 문제는 스튜디오 컷이었다. 흑백 사진 두 장을 열어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있다. 그리고 한 장은 엄마가 웃고 딸은 그런 엄마를 지긋이 내려보고 있는 장면이다. 아, 어떻게 하나. 당장 보기에는 함께 웃는 사진이 좋을 것 같은데 두 번째 사진에서 좀처럼 손을 못 떼겠다.
욕심대로 하기로 한다. 첫 장은 컴퓨터 속에 묻어두기로 한다. 사진 속에 어떤 표정은, 평소 말로 하지 못 했던, 드러내지 못 했던 감정이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 표정은 드러내지 못 해도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하고 싶어했을까 싶다.
나는, 당신의 저 표정을 꼭 전해주고 싶다.
사진은 초상권 때문에 올리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