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쓴다

OSHADAI 라는 옷이 있는데요,





OSHADAI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이고요. 매장은 상하이에만 있습니다. 작은 독립 브랜드죠. 주로 옷을 만들고, 주방이나 거실에 쓰는 패브릭 제품이나 소품을 만듭니다. 한글로는 오사다이. 중국어로 쓰면 哦沙袋입니다. 哦는 '오!'라는 감탄사가 되고요. 사다이沙袋는 모래주머니라는 뜻입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작은 모래주머니, 바로 그겁니다. 그러니까, 오!모래주머니! 라는 브랜드입니다.


한 명의 디자이너가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고향의 작은 공장에서 수공예로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디자이너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영감을 수집하고,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패브릭을 구해 오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오사다이의 디자이너를 인터뷰하는 잡지의 에디터와 함께 포토 자격으로 갔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연락 받았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 참 마음에 들었다고, 기존에 찍혔던 다른 많은 잡지의 사진과 달랐다고. 그러니까 자기 브랜드 화보 작업을 같이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입니다. 그 뒤로 우리는 1년에 두 번씩, 시즌 화보를 찍고 있습니다. 이제는 사는 이야기 나누는 친구 사이가 되었습니다. 시즌 촬영이 끝나면 보통 찜해 둔 외투를 아내에게 선물합니다. 물론 조금 할인은 받습니다. 소재가 무척 좋아서 입고 있으면 보기 좋습니다. 


대규모 브랜드가 아니어서 작업의 자유도는 훨씬 큽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서 아이디어를 산처럼 쌓아댑니다. 그렇게 쌓인 생각의 산에서 한 삽씩 퍼내면서 꼭 찍어야할 사진, 꼭 필요한 느낌만 남깁니다. 물론 현장에서 찍다보면 어느새 생각도 못한 계곡도 생기고 숲도 생기는 건 어쩔 수 없고요. 


나중에 한 마디 덧붙이더군요.


네 사진, 참 좋아.

그런데 그거 좋아할 사람, 많지 않을 걸?


칭찬인 지 욕인 지,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대충 맞는 말 같네요.


오사다이의 여러 사진에 대해 나중에 더 적을 일이 있겠지만, 우선 오늘 적는 것은 2017 S/S 시즌 작업입니다. 2016년 겨울에 찍었으니까 한참 전이네요. 보통 한 시즌에 20장 조금 넘는 사진을 씁니다. 찍은 사진들 중에 몇 번 걸러내고 나면 그래도 200여 장 넘게 남는데, 그 사진들을 모두 프린트해서 펼쳐놓고 같이 스토리를 짜면서 남길 사진과 순서를 결정해 갑니다. 보여줘야 되는 옷, 드러나야 되는 디테일이 있으니까 선택의 기준은 냉정하고 잔인합니다.


이번 시즌에는 유난히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었습니다. 찍어두고 보니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최종 인쇄 선택과 상관없이 별도의 스토리라인 하나를 적고 싶었습니다. 


저기, 나 따로 사진 좀 추려서 블로그에 올려도 될까?

그럼, 물론이지.


그래서 골랐습니다. 물론 이 대화는 몇 달 전이었고요. 하하.


덧붙일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만, 사진가로서 이야기 하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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