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쓴다

저 표정은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하고 싶었을까

모녀가 와서 사진을 찍고 갔다. 엄마는 할머니가 되었고 딸은 마흔이 가깝다고 했다. 늦은 오후 빛이 예뻤다. 마당에 배경천을 걸고 찍었는데 웃자란, 미처 자르지 못한 잡초가 썩 멋있는 바탕이 되었다.


마당에서 찍은 사진은 비교적 쉽게 골랐다. 예쁜 표정들이 많아서 그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것으로 정했다. 문제는 스튜디오 컷이었다. 흑백 사진  두 장을 열어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있다. 그리고 한 장은 엄마가 웃고 딸은 그런 엄마를 지긋이 내려보고 있는 장면이다. 아, 어떻게 하나. 당장 보기에는 함께 웃는 사진이 좋을 것 같은데 두 번째 사진에서 좀처럼 손을 못 떼겠다. 


욕심대로 하기로 한다. 첫 장은 컴퓨터 속에 묻어두기로 한다. 사진 속에 어떤 표정은, 평소 말로 하지 못 했던, 드러내지 못 했던 감정이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 표정은 드러내지 못 해도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하고 싶어했을까 싶다. 


나는, 당신의 저 표정을 꼭 전해주고 싶다.


사진은 초상권 때문에 올리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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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옮겨쓰려다가, 찍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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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말

가능하면 실체가 분명한 하루의 어떤 조각들을 적으려고 한다. 에둘러가는 말이나 추상적인 단어가 난무하는 문장은 안 좋아한다. 생활도 다르지 않다. 삶에 끈적하게 들러붙어 사는 사람들에게 더 정이 가고, 내가 마땅히 드러내 주어야 할 사람도 그들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사진과 글로 또 누군가를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내가 마음대로 인터뷰이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그 사람들에게 가서 그의 하루를 살피고, 먹고 사는 일의 고단함을 물어서 받아적고 싶다. 고민해서 사진을 찍고 잘 살펴 적어서,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 세상에 말해 주고 싶다. 땅에 발 딛지 않은 뜬 말이 번쩍거리는 이곳에. 


피서를 마친다. 판넬로 지은 작업실은 많이 더운데 아직 에어컨이 없어서 도저히 일할 수 없었다. 게다가 컴퓨터가 있는 2층 사무공간은 작업실의 열기가 몰려 올라오고 바로 위 지붕의 열기가 내려와서 더 심했다. 아내의 권유로 6월 말부터 컴퓨터를 모두 집으로 옮겼다. 8월이 끝나는 오늘, 다시 작업실로 돌아왔다. 아직도 덥지만 해볼 만하다. 여름, 잘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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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바닷가에 나가 보면 어디에서든 멀리서부터 떠밀려 온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흘러온 나무, 유목이다. 긴 시간 동안 바닷물에 절여진 나무는 매끈하고 단단하다. 잘 썩지도 않는다. 작은 가지에서부터 큰 판재에 이르기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이런 것들은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워 둔다.


오늘 그 중에 작은 판재 조각 하나를 잘라서 고래 모양으로 다듬었다. 분명히 고래를 다듬었는데, 영락 없이 마른 고등어 모양이다. 내가 미술은 좀 안 됐었지.


하나 둘씩 만들어 봐야겠다. 촬영 없는 날에는 얼치기 목수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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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난민 지원에 찬성한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이 논란이다. 내가 사는 동네 애월 장전에 지금 열 명 넘는 난민이 머물고 있고, 곧 그 수가 1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선교사 몇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장소를 얻고 난민을 데려왔다고 하고, 장전리사무소에서 학부모와 관련기관의 회의가 있었다고 한다. 난민문제가 내 집 앞까지 다가온 셈이다.


인터넷에서 관련 소식을 찾아보니 대부분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그 아래 덧붙는 댓글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난민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청와대 앞 시위 사진도 있고, 해당 단체와 관련 기관의 연락처를 올려두고 항의를 전하라는 글도 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학교 가까운 곳에 난민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것이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들이 진정한 난민이 아니라 난민을 가장한 취업지원자들일 것이라고 의심도 하는 것 같다.

당장 한국민의 안전을 위협받으면서 난민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 어설픈 선진국 흉내나 책상 위의 낭만주의라는 말도 한다.


그들의 말이 맞는 부분이 많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갈등도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문제도 생기고 범죄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난민이기 때문은 아닌 듯하고, 다만 사람이니까 그럴 것이다. 우리와 다른 모습의 건장한 남자들이 몰려 다니면 불안감을 주는 것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낯선 것에 대한 초기의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말을 해도 그들이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난민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탓하거나 무시하거나 애써 설득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높으니까,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아서 공개된 페이지에 적는다.


따로 믿고 따르는 종교가 없고, 먹고 살기 넉넉한 낭만주의자도 아니지만,

나는 정부의 난민 지원에 찬성한다. 

여러 사람이 나서서 난민을 돕는 것을 지지한다. 

난민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우리도 역사 속에서 그렇게 도움받으며 지금까지 왔고, 

언젠가 내 아이가 타국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상대방이 기꺼이 도움을 베풀어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세상의 어둡고 낮은 곳을 돕는 선배들을 옳다고 믿으며 자랐다.


그들을 지지한다.



- 어제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그리고 이틀 동안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 중이다. 아마도 사진과 글을 통한 방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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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

어제 밤부터 태풍이 지난다. 이번 태풍은 유난스럽게 느려서 만 하루가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바람이 거세다. 비바람이 몰아쳐서 걱정했는데 집과 작업실에 큰 피해는 없다. 작업실 외벽에 걸어둔 사진 간판이 바람에 날렸는데 고정해 둔 케이블타이가 여러 개 끊어졌다. 더 굵은 것들로 우선 한 두 곳을 다시 묶었다. 바람이 그치면 마저 묶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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