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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재밌어

좋아, 재밌어.
요즘 어때요? 라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온 대답.
여전히 되지 않은 것이 많고, 막힌 난관도 있지만 나는 요즘을 이렇게 보내고 있구나.

무엇이 얼만큼 좋은 것인지, 누구와 무엇을 하는 것이 재밌는 것인지 일일이 따져보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내뱉은 대답이 괜히 반갑다.

좋아,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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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둔탁하고 지끈거리는

왼쪽 머리에 작은 편두통이 며칠 째 가시질 않는다. 아마도 소화 문제인 듯해서 가볍게 먹고 있긴 한데 잘 낫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은 괜찮나 하며 머리쪽에 신경을 집중해보면 여전히 둔탁하고 지끈거리는 왼쪽 머리가 있다.

오늘은 중학교 학생들 사진수업이 있다. 어떤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면 저 아이들에게 잘 와닿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했다. 할 수 있는 진심으로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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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Weather

오늘 저녁은 돈까슨가?

마루랑 습관 이야기를 시작할 때,

아빠는 매일 아침 운동과 두 줄 글쓰기를 하겠다고 했다.

 

오늘 아침 운동을 마치고 아침을 먹는 중,

마루야, 아빠가 오늘은 글을 아직 못 썼어. 오늘 중에 쓸 거야.

 

마루의 이어진 반응은,

오, 그럼 오늘 저녁은 돈까슨가?

 

습관에 이어졌던 약속. 못 지키면 그날은 네가 먹고 싶은 걸 사 줄게 했던 것.

아니, 아직 오늘이 다 가지 않았는데. 나는 아침 먹고 쓸 생각이었는데!

 

아내가 좋아하는 돈까스 집이 저녁 영업을 하지 않아서 저녁은 치킨으로 대체하기로.

덕분에 나는 치킨을 내어주고 오늘의 문장을 얻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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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박달씨의 이력

봄, 마당 한켠에 진한 초록잎으로 가득찬 나무는 박달씨다.

집을 짓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뒤편에 깔아둔 보도블럭 사이에서 나무줄기 하나가 솟았다.

저건 뭔가? 한 동안 두고 보았는데 제법 발목을 넘어 무릎 가까이까지 자라 올라간다.

기특한 식물들을 가만 못 보는 아내가 보도블럭을 치워내고 꺼냈다. 딱 블럭의 틈만큼 얇고 긴 뿌리를 내려자란 녀석.

어디서 날아온 나무 씨앗일까? 그 틈에서 그만큼 자란 것이 기특해서 마당 한쪽으로 옮겨두고 잊었다.

 

그런데 웬걸, 해 지날 수록 이 아이가 쑥쑥 큰다. 이름도 모를 것이 쭉쭉 자라서 수형도 번듯하다.

그때쯤이었을 것이다. 이 나무의 정체를 알아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아마 가을 끝무렵이었다. 잎이 다 떨어진 나무를 수피만 보고 나무도감에서 찾아보았으나 실패.

어서 다음해 봄이 오기를, 녀석의 잎이 돋아나고 이름을 알아낼 수 있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봄,

비슷한 것들 중에서 찾고 찾아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박달나무!

잎 모양부터 수피 형태까지 도감에서 알려주는 박달나무가 똑 너구나.

그때부터 나는 이 나무를 박달씨라고 부른다.

 

마당 반대쪽에 있는 유칼립투스와 함께 우리집 양대산맥이 된 박달씨.

작년 팬션공사 때문에 집 앞으로 잠깐 옮겨심었는데, 주방에서 바라보면 창 밖에 떡하니 박달씨가 보인다.

그 느낌이 참 좋아서, 그냥 이 자리에 붙박기로!

 

기다린 손님 오듯, 박달씨 가지에 연초록 잎이 오른다.

아, 봄이구나. 

 

어서와, 박달씨. 해도 마당에 신나고 멋진 일들이 많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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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가 먹통이다

마우스가 갑자기 먹통이다. 블루투스 연결이 됐다가 끊어지기를 5초마다 반복한다. 작업해야 되는데. 당근을 열어서 마우스를 찾아보다가 우선 타블렛을 다시 꺼냈다. 모니터를 세 개 연결한 이후로 펜이 자꾸 튀어서 쓸 수 없어 넣어둔 타블렛이 두 개다. 타블렛 드라이버에 문제가 있나? 하나는 버벅대고 하나는 연결이 안 된다. 구형 맥에 연결하니 잘 인식하는데 지금 컴퓨터에서는 충돌이 일어난다. 타블렛을 새로 알아보다가 이번에 새로 나온다는 아이패드 에어를 검색하다가 시간만 간다. 작업해야 되는데.

오랜만에 꺼낸 액션캠이 동작은 안 하고, 소소한 전자기기들이 말을 안 듣기 시작한다.

집짓기의 많은 부분을 아내와 직접 했으니까, 새 건물에 문제가 생겨도 별로 큰 걱정이 없다.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그려지고, 고칠 수 있는 장비가 있고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작은 것들은 일단 고장이 나면 버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속을 알 수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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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밥을 뒤집어 쓰는 한 주

데크를 만들었다. 작업실 공사 후 남은 각관 조각을 용접으로 이어붙여 기초를 놓고 고물상에서 사 온 조금 작은 각관들로 가로대를 놓았다. 남은 자투리 나무를 크기에 맞게 잘라서 올려놓으니 어중간하게 남은 듯 비어있는 듯했던 공간에 제법 그럴듯한 데크가 놓였다. 처리가 곤란하던 자재들도 많이 줄었다. 이 데크를 작업대로 쓰고, 목공작업실처럼 쓰는 아내의 스튜디오를 비워줘야겠다.

오늘은 사진벽을 만드는 유튜브를 촬영하고, 비가 오지 않으면 내일부터는 아내 스튜디오에 들어갈 가구들을 만들어야지. 여전히 톱밥을 뒤집어 쓰는 한 주가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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