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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가 유튜브를 시작했다.

마루가 유튜브를 시작했다. 예전에 내가 개설해서 제주에서 사는 마루의 일상을 몇 개 올린 채널이 있었는데, 마루는 그게 싫댄다. 자기가 직접 원하는 영상만 올리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새 채널을 하나 팠다. 이름은 구국이새.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해달라는 대로 해줬다.

 

패드에서 낙서(내가 보기에는...) 비슷한 그림을 몇 개 에니메이션으로 묶어서 올리고서는 재밌다며 혼자 낄낄거리며 웃는다. 아빠는 구독자가 160명도 넘는다고, 아빠를 우러러보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줬다. 마루도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우리 아빠는 구독자 100명도 넘는다고 자랑을 하곤 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갑자기 실실 웃으면서 거실로 나온다. 또 무슨 사고를 쳤을까 싶어 물어보니, 어제 밤에 마루가 올려놓고 잔 짧은 영상이 오늘 아침에 확인해 보니 조회수가 1500회를 넘겼다는 거다. 그럴 리가? 잘 못 봤겠지. 

 

낚시터에서 고기 손질하다가 생선심장이 뛰는 것을 찍어둔 것이 있는데, 그걸 올렸더니 글쎄 조회수가 그렇게 나왔다고 한다. 이런. 나는 공들여 준비하고 찍고 편집하고 올린 것들 중에서도 400회 좀 넘는 것이 제일 많이 본 것인데...

 

재미를 붙인 녀석이 별 요상한 것들을 만들어 올린다.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가만 보면 나는 도저히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기괴하고 창의적인 것들이다. 아, 시대가 이렇게 다른 거구나 싶다.

 

그나저나, 마루 구독자가 나를 넘어서는 날이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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