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를 써야겠다고
하루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일지를 써야겠다고 얼마 전부터 생각했다. 그런데 저녁이면 컴퓨터 앞에서 더 바빠지고 그러다가 너무 늦거나 지치면 자러 가니까 잘 안 된다. 가능하면 밤 10시에는 다른 하던 일을 멈추고 그날을 정리해서 적어야겠다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새 자정이 넘었네. 그러니까 어제 이야기가 된다.
아침에 조금 늦게 깼다. 체력이 떨어지니까 새벽에 눈뜨기가 어려워진다. 장기 출장이 며칠 앞인데 아직 마무리 못한 일들이 많아서 하루하루가 바쁘다. 어제 작업복 벗은 후 팔에 발진이 생겼다. 잠자는 동안 가려워서 옆구리를 긁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발과 옆구리에 빨간 점들이 솟았다. 아내는 거두절미. 병원 가자고 했다. 거의 보름간 한국을 떠나 있어야 하는데 아프면 답이 없으니까.
피부과에 갔다. 근처에 동백나무가 있었냐고 묻는다. 동백나무에 사는 송충이 털에 닿았을 때 증상과 비슷하다며. 주사 맞고 연고와 먹는약 처방을 받았다.
구입예약해 둔 컨테이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정확한 치수를 다시 쟀다. 근처 나무시장으로 가서 아내는 토분을 살펴보고 로즈마리 하나를 더 사 왔다.
철물점에 가서 철판과 L앙카, 새 용접기를 샀다.
하귀에서 아내는 냉면, 나는 갈비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옆 마트에서 계란을 샀다.
돌아와서 오후 리터칭 작업을 했다. 중간에 정호씨가 다녀가서 집 건축에 대해 이것저것 물을 수 있었다. 창호는 프레임 없이 유리만 할 경우 감당할 만한 견적이다. 작업실 내부 벽체 마감도 제법 할 만한 견적으로 들었다.
저녁 먹고 사진관 데크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태연이 와서 도와줬다. 바닥 나무판을 다 드러내고 나니 제법 단정하게 맞춰두었던 프레임이 드러났다. 나름 꼼꼼하게 신경써서 만들어두었었구나. 몇 년 전의 내가 기특했다.
밤 늦게까지 철거하고, 샤워하고 돌아와서 컴퓨터 작업을 시작했다. 혜영씨에게 보낼 엽서 시안을 만들었고, 논산 건축사진 작업을 계속했다.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내일은 새벽에 철거작업을 조금 더 하다가 철물점에 가서 주름관을 사오고, 아연코팅제도 하나 사야겠다. 오전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컴퓨터 작업을 마저 하고 늦은 오후에는 수산리 주택 추가촬영을 하러 가야 한다.
고압세척기와 진공청소기, 종이엽서와 잉크를 구입하고 로밍 신청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