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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가즈오

오노 가즈오(Ohno Kazuo, 1906-2010)

오늘 새벽 오조리 촬영을 마치고 제이와 미겔에게 갔다. 작년 겨울 전시 때문에 서울에서 만난 후 올 들어 처음 본다. 둘은 여전했고, 처음 뵙는 홍신자 선생님은 힘을 뺀 모습이었다. 다음주에 작은 촬영을 하기로 했는데 어떤 요구가 있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 했다. 촬영을 하게 되면, 왜 그 시대는 홍신자의 춤을 선택했던 것이냐고 물어봐야겠다.

 

대화 중에 오노 가즈오의 이름이 나왔고, 미겔은 그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었다. 전설적인 부토 무용가. 그의 얼굴을 보며 주름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주름은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어서 불가항력이다. 나는 나이든 얼굴을 좋아하고 주름은 그의 역사라고 생각하지만 오노 가즈오의 얼굴은 달랐다. 그 주름은 춤을 위해 그가 적극적으로 얼굴에 새겨넣은 듯했다. 보통의 무용가가 발을 딛고 서는 춤의 무대를 필요로 하는 것과 조금 다르게 부토는 무용가의 얼굴을 춤의 무대로 쓰는 듯하다. 홍 선생님은 오노 가즈오가 80세를 넘겨 비로소 무용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는 자신의 무용에 필요한 주름을 새기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자리다.

 

아, 정성 가득한 미겔의 아침식사에 감사. 아침부터 생마늘을 먹는 건 마늘 좋아하는 나도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맛있었어요. 올리브기름과 토마토와 생마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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