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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내손으로 찍어야 하는 사진

정말 찍고 싶지 않은데 꼭 내손으로 찍어야 하는 사진이다. 동료이고 친구이면서 형인 사람의 영정사진. 고식적 항암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평균 생존기간은 2.5년. 그 좋던 풍채가 나보다 겨우 1kg 많이 나가게 줄었는데, 그 마른 얼굴을 보면서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미리 연습하지 못 해서, 생각만 거듭하다가 앞에 등장한 그 얼굴 앞에서 대충 아무 말이나 내뱉으며 태연한 척 했지만, 그 어색함을 그는 알겠지. 우리, 제법 오래 봤으니까.

 

그나마 오늘은 컨디션이 낫다는 그이지만 오래 앉혀둘 수 없고, 준비 못한 말만큼이나 각오없이 카메라를 든 나는 사진이 참 어려웠다. 나의 친구, 형, 동료에게 어떤 사진을 주어야하나. 그가 없는 자리에 그 대신 놓일 사진에 나는 어떤 표정을 담아주어야 하나. 어떤 사진도 모자를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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