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에 접점이 여럿이면 좋겠다
관이 주최하는 토크콘서트에 다녀왔다. 좀처럼 갈 일이 없는데 관심 있는 인물이 주최한다고 하고 믿고 따르는 분이 가보라고 해서 갔다.
언어의 차이를 알았다. 같은 말 안에서 사람마다 손 안에 넣어 쓰는 단어가 조금 달랐는데, 마치 다른 언어 같았다. 관이라는 것은 구체적이고 단단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했다. 그리고 그런 언어를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조직에 소속된 게 별로 없는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사람들은 조금 다른 언어를 쓴다. 그 언어는 끝간 데를 모르고 시작과 마침에 거칠 것도 없다.
나이 들수록 쓸 수 있는 단어가 줄어간다던, 겨우 한 줌의 단어로 쓴다던 김훈의 말을 돌아오는 내내 생각했다.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점점 줄어간다는 아쉬움보다 이 한줌의 단어를 마침내 완벽하게 구현한다는 확신이 어쩌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의 단어, 나의 언어가 점점 확고해 진다. 나는 나의 말을 한다. 당신은 당신의 말을 하라. 그 사이에 접점이 여럿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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