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Weather

우선 책부터 본다.

일이 안 풀릴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작업실에 앉아 있는데 좀처럼 되는 일이 없으면 마당으로 나온다. 겨울에는 장작을 해야 하니까 더 좋다. 체인톱으로 큰 나무토막을 썰고, 토막낸 나무는 다시 도끼로 가른다. 대충 10분만 넘겨도 이마에 제법 땀이 맺히고, 잡생각도 안 난다. 다행히 주변에서 나무 가져가라는 곳도 있어서 올 겨울은 어떻게 지날 모양이다.

 

된다면, 이번 겨울에는 나무요트 모형을 몇 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요트라고 할 것도 없고 그저 바닷가에 널린 나무토막에 막대기 하나를 수직으로 세우고, 천을 적당히 잘라서 돛 모양으로 매달면 된다. 본래 바다를 떠돌던 유목이니까 썩 어울리는 자리다. 만들어서 프레임 안에 넣으면 작업실 공중에 매달아야지.

 

만들겠다고 했던 사진관 잡지를 만들었다. 처음 계획은 제주에 여기저기 있는 독립서점에 보내서 팔아 볼 작정이었는데 조용히 숨겨두고 있다. 사진이나 글은 대충 되겠는데, 이번 첫호 편집은 망쳤다. 가제본이라도 해봤어야 하는데, 대충 되겠지 싶어 바로 인쇄 보낸 것이 패착이다. 혼자 다 하려니 많이 서툴렀다. 조금 더 잘 만들어서, 다음호부터 공개해야겠다.

 

죽음에 대해 읽고 있다. 도서관에 가니 생각보다 죽음을 주제로 삼은 책이 많다. 사진관은 영정사진파티를 준비중인데, 하려고 보니 뭐든 알아야할 것 같아서 우선 책부터 본다.

 

책 읽기 방법을 바꾼다. 이제 읽고 나면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인상적이었다는 감상 정도만 겨우 남는다. 그것도 오래 안 간다. 그래서 읽으면서 메모한 것들을 그대로 옮겨 두려고 한다. 그대로 옮겨둘 메모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적으려고 한다.

 

'니가가라 상하이' 원고를 다시 시작한다. 인스타에서 가끔 보는 계정 중에 인스타를 일기장처럼 쓰는 사람이 있다. 차분하게 쓰는 문장도 좋지만, 매일 꾸준히 그렇게 적는다는 게 참 좋고 부럽다. 무엇이든 써서 만들겠다는 욕심은 오래된 것이니까, 늦었다고 후회하기 전에 이제라도 다시 손에 쥔다. 우선 손현아 이야기를 먼저 적는다. 지난 번 출장길에 만나고 왔다. 먼저 쓰고, 다음 출장 때는 다른 사람을 소개 받아서 또 적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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