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folio/Architecture

[제주에 머물 집] 하소로 커피, 카페와 주택




안녕하세요. 사진찍는 모비입니다. 

또 한 곳, 좋은 공간을 촬영한 이야기입니다. 촬영 의뢰를 받으면 우선 현장에 가서 그곳의 주인을 인터뷰 합니다. 내용이 조금 다르기는 해도 인터뷰는 건축사진이든 인물사진이든 모두 진행합니다. 건물촬영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건축 당시의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빛과 시간대를 묻고, 이 공간과 이어진 특별한 기억을 묻습니다. 이번 촬영의 목적, 그러니까 이 사진의 용도에 대한 질문도 기본이지요. 그런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해서 꼭 찍어야 되는 장면이 결정되니까요. 그렇게 찍어서 완성한 하소로커피. 이제부터 소개합니다.








미끄럼틀이 있는 집


이번 촬영은 작은 로스팅 카페 한 곳과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주택입니다. 주택은 카페보다 몇 배 더 큽니다. 설계가 전공은 아니지만 설계 사촌 쯤 되는 토목을 전공하고 이런 저런 재주가 많은 주인은 집을 직접 설계했습니다. 가족 한 명 한 명에게 꼭 필요한 공간과 그들의 동선에 가장 어울릴 만한 모습으로 전체에서 세부에 이르기까지 배려한 집입니다. 촬영을 위해 집 안을 둘러보며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공간 구성에 감탄했습니다.


집은 3층 구조인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은 공간들이 있습니다. 1층에서 3층까지 뚫려있는 수직공간은 면적의 효율성을 따지는 아파트나 작은 주택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울 겁니다. 집 내부 공기순환을 위한 공기굴뚝의 역할인데, 3층에서 들어본 빛도 이 통로를 따라 1층까지 내려옵니다.


아이들을 위한 아이디어도 돋보이네요. 우선 1층 거실에는 작은 실내 암벽이 있어서 아이들이 매달려 놀기에 좋습니다.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 옆에는 미끄럼틀을 만들었고요. 아들 방으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 없이 80cm 가까운 턱을 그냥 올라가야 합니다. 맞아요. 이게 남자 아이가 노는 방식이죠. 그리고 딸 방과 아들 방은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구멍통로입니다. 아이들의 주문사항이었다는데, 아이들이 주문한다고 누구나 만들어 줄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지요. 2층 복도를 차지한 책장은 또 어떤가요. 수직과 수평 대신 이리저리 기운  책장은 생각이 만들어 지는 형태와 닮았습니다. 아이디어는 수직과 수평에 있지 않으니까요. 아, 못 만들어서 기운 거 아닙니다. 일부러 기울였어요. ㅎ


아직 채워지지 않은 3층은 본래 작업실로 쓸 용도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변신할 지는 두고 보아야지요. 집은 뒷편으로 냇가에 접해 있습니다. 평소에는 말라 있어서 거의 물은 없지만 뒷마당에 앉아 고기라도 굽는 날이면 풍경이 제법 고기맛을 보탤 겁니다.


집이 뒷편 냇가에 가까운 반면, 카페는 2차선 길가에 있습니다. 동서로 길쭉한 땅에 길과 닿은 서쪽에는 카페, 동쪽은 집이 있는 형태지요.











































말이 커피 뜯는 풍경


집을 직접 설계했다면, 카페는 아예 직접 지었습니다. 고쳐지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낡은 현지 주택이었던 곳이니까요. 재주 많은 주인장입니다. 사실 이곳은 카페라기 보다는 로스팅 공방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좋은 원두를 볶아 내고, 그렇게 만든 원두를 맛보이는 공간입니다. 


커피 포대자루?가 카페 내부와 바깥 정원까지 꾸미고 있습니다. 하소로커피의 메인 테마인 목마도 여기저기 보이고요. 정원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나무 벽은 바닷가에서 직접 구해온 나뭇가지들을 직접 엮어서 만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주인장의 섬세한 손길이 돋보입니다.


커피 맛에 대해 하소로의 로스터가 들려주는 공식은 대충 이렇습니다.

좋은 생두를 고르는 게 이미 90%이고요. 

좋은 로스팅이 5%. 여기에는 좋은 로스팅 기계와 로스터의 숙련도가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좋은 추출기계가 3% 정도, 

마지막으로 바리스타의 실력이 2% 정도가 아닐까 한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혹시 생각이 달라도 싸우지 마세요.


하소로의 원두 중에는 제주의 다른 곳에서 맛 볼 수 없는 것들이 여럿입니다. COE라는 저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있더군요. 매해 가장 좋은 생두를 가리는 대회라는데 그 대회에서 수상한 스패셜티 생두를 수입해 옵니다. 적어도 생두에 대해서라면 제주에서 제일 좋은 생두를 갖도 있다는 자신이 엿보입니다.


그렇게 가져온 생두는 5Kg 용량의 반열풍식 PROBAT 머신에서 볶아냅니다. 사실 처음 듣습니다. 반열풍식? PROBAT? 잘 모르지만 저 기계, 육중한 게 비싸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깁니다. 비싼 것들이 온몸으로 내는 기운, 틀림 없을 겁니다. 머신 옆에 있는 작은 노트북은 주인장의 비밀병기입니다. 하루에 스무 번씩 로스팅하는 모든 데이터가 저기에 기록됩니다. 그렇게 쌓이는 노하우가 결국 더 좋은 원두를 만들겠지요.











































좋은 커피 한 잔을 내린다는 것



좋은 커피 한 잔을 내려 먹는다는 것에 대해 물었습니다. 로스터는 생두를 볶으며 어떤 마지막 장면을 상상할까요? 이렇게 힘들게 구한 생두를 귀하게 볶아서 기본에 충실한 추출로 마침내 한 잔의 커피를 만들어 냈다고 칩시다. 그 첫 모금을 마시는 손님에게서 로스터가 기대하는 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

맛있게 먹어주는 거지요.


아, 이 간단하면서 깊은 답. 좋은 생두는 좋은 원재료겠지요. 로스터는 그 맛을 발현시키고, 마시는 사람이 그 맛을 읽어낼 때, 로스터 입장에서는 마냥 고마울 뿐이랍니다. 


그런 로스터가 요즘 추천하는 커피는 로미타샤Lomi Tasha! 이곳 주인장이 표현하려는 맛을 잘 담고 있다는 군요. 단맛과 꽃맛 그리고 적당한 산미까지. 개성 있지만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나요?


아, 하소로 스패셜티 블랜딩도 있습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블랜딩이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지요. 하소로 블랜딩은 엄선한 스페셜티 생두를 후블랜딩해서 만들어 내는 하소로만의 개성입니다.


 












참, 촬영 이야기니까 카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더 했어야 하는데요. 커피는 생소한 부분이다 보니 궁금한 것이 많고, 대화는 어쩌다 보니 그쪽으로 흘러가 버려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소로 커피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http://blog.naver.com/syk4357




그리고 촬영문의는, 당연히 

반치옥사진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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