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지원에 찬성한다.
제주에 들어온 예멘 난민이 논란이다. 내가 사는 동네 애월 장전에 지금 열 명 넘는 난민이 머물고 있고, 곧 그 수가 1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선교사 몇 명으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장소를 얻고 난민을 데려왔다고 하고, 장전리사무소에서 학부모와 관련기관의 회의가 있었다고 한다. 난민문제가 내 집 앞까지 다가온 셈이다.
인터넷에서 관련 소식을 찾아보니 대부분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그 아래 덧붙는 댓글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난민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청와대 앞 시위 사진도 있고, 해당 단체와 관련 기관의 연락처를 올려두고 항의를 전하라는 글도 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학교 가까운 곳에 난민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것이 아이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들이 진정한 난민이 아니라 난민을 가장한 취업지원자들일 것이라고 의심도 하는 것 같다.
당장 한국민의 안전을 위협받으면서 난민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 어설픈 선진국 흉내나 책상 위의 낭만주의라는 말도 한다.
그들의 말이 맞는 부분이 많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갈등도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문제도 생기고 범죄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난민이기 때문은 아닌 듯하고, 다만 사람이니까 그럴 것이다. 우리와 다른 모습의 건장한 남자들이 몰려 다니면 불안감을 주는 것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감은 낯선 것에 대한 초기의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말을 해도 그들이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난민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탓하거나 무시하거나 애써 설득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대하는 목소리가 드높으니까,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아서 공개된 페이지에 적는다.
따로 믿고 따르는 종교가 없고, 먹고 살기 넉넉한 낭만주의자도 아니지만,
나는 정부의 난민 지원에 찬성한다.
여러 사람이 나서서 난민을 돕는 것을 지지한다.
난민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우리도 역사 속에서 그렇게 도움받으며 지금까지 왔고,
언젠가 내 아이가 타국에서 도움이 필요할 때 상대방이 기꺼이 도움을 베풀어 줄 수 있기를 바라고,
세상의 어둡고 낮은 곳을 돕는 선배들을 옳다고 믿으며 자랐다.
그들을 지지한다.
- 어제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그리고 이틀 동안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 중이다. 아마도 사진과 글을 통한 방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