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나가 보면 어디에서든 멀리서부터 떠밀려 온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흘러온 나무, 유목이다. 긴 시간 동안 바닷물에 절여진 나무는 매끈하고 단단하다. 잘 썩지도 않는다. 작은 가지에서부터 큰 판재에 이르기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이런 것들은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워 둔다.
오늘 그 중에 작은 판재 조각 하나를 잘라서 고래 모양으로 다듬었다. 분명히 고래를 다듬었는데, 영락 없이 마른 고등어 모양이다. 내가 미술은 좀 안 됐었지.
하나 둘씩 만들어 봐야겠다. 촬영 없는 날에는 얼치기 목수가 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