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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Architecture

[제주에 머물 집] 애월가족숙소 별꿈팬션




안녕하세요. 사진찍는 모비입니다. 팬션 촬영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번에 촬영한 곳은 애월 수산리에 있는 가족숙소, 제주별꿈팬션입니다.


바닷가도 아니고, 울창한 숲속도 아닙니다. 여기가 맞나? 싶은 작은 길 안으로 들어가면 별꿈팬션이 있습니다. 개구장이 큐빅들이 저들끼리 장난스럽게 포갠 듯한 외관은 서로 다른 각도의 그림자를 만듭니다. 팬션은 오른쪽 왼쪽 각각 한 동씩인데 왼쪽은 별꿈동, 오른쪽은 달꿈동입니다. 두 동을 잇는 가운데 부분은 호스트 부부가 게스트에게 조식을 대접하고 카페로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두 숙소동은 2층 침실만 조금 다를 뿐 거의 같은 구조입니다. 실내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복층 구조인데, 1층은 주방과 화장실, 거실이고, 2층은 침실입니다. 별꿈동 2층은 낮은 지붕이 주는 안락한 느낌이고, 달꿈동 2층은 한라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창문이 매력적입니다.





























모자를 쓴 부부


별꿈팬션은 부부가 운영합니다. 남자는 야구모자를 쓰고, 여자는 둥근 창이 예쁜 캐플린 모자를 씁니다. 남자의 야구모자는 개구장이 같고, 여자의 모자는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자가 된 감상을 한껏 전해줍니다.


인테리어가 직업이던 남자는 집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작업과정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집 곳곳에 액자처럼 바깥 풍경을 끌어들이는 창문, 에폭시로 마감해서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바닥, 인테리어의 끝은 조명이라는 생각으로 세세하게 고른 전등 하나까지 모두 그의 색깔입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부부는 8~9년 전 한 교회의 부부학교를 통해 생활의 많은 부분이 변했고, 자신들이 겪은 좋은 변화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제주도로 왔습니다. 팬션이라는 공간 역시 그런 생각의 연장선이고요. 별꿈이라는 이름은 '뭇별과 같이 흩어져 향기를 내라. '는 말에서 따왔습니다. 


다분히 종교적인 이유이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부담스러운 종교인의 모습은 없습니다. 향기나는 뭇별처럼, 다만 좋은 영향력을 전하는 것이 그들의 뜻입니다.







































한라산을 담은 액자


한라산이 보인다는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제주는 어디서든 조금만 신경쓰면 한라산을   있으니까요정말 산이 품은 섬입니다. 하지만 산을 보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일 필요가 없는 공간은 또 많지 않지요. 달꿈동 2층 침실에서는 한라산이 꼭 액자 속에 든 그림처럼 보입니다. 다른 편 창문으로는 바로 아래 초록 밭과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아하, 이 위치에 별꿈 팬션이 들어와 앉은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습니다. 액자 속에 저 산과 저 바다를 넣으려고 그랬군요.






































































































아침 드세요


별꿈팬션을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아침식사입니다. 별꿈동과 달꿈동 사이에 있는 카페 공간에서 매일 아침마다 정갈한 밥상이 준비됩니다.


최근 이들 부부가 준비하는 메뉴는 몸잡떡국!

몸은 모자반이라는 해초를 제주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이 몸과 잡채까지 넣어서 만들어 내는 것이 몸잡떡국. 따로 몸떡국 전문점을 차려야 할까 고민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습니다. 떡국 레시피는 대외비이고,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기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부부는 아침 8시를 조금 넘겨 이곳으로 나와 아침상을 준비합니다. 떡국 끓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진지합니다. 저 모습은 누가 시켜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저 사람들, 떡국 만드는 걸 즐겨요!


별꿈동과 달꿈동 게스트의 식사 시간은 분리합니다. 이러면 각각의 게스트에게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약속한 시간에 카페 공간에 앉으면 소박하고 아름다운 몸잡떡국 한 그릇을 받습니다. 그렇게 시작되는 아침 수다의 시간. 


함께 제주를 여행하자고 약속한 후 세상을 떠난 남편. 그 남편을 대신해서 딸, 손녀와 함께 별꿈팬션을 찾았던 노부인. 

매년 휴가는 봉사활동으로 보내던 가족이 관계의 위태로움에 처했을 때 마침 찾아왔던 부부.


어떤 사람들은 다시 맑아져서 돌아갔고, 어떤 사람들은 상처 위에 반창고 하나 겨우 붙여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인상적인 한 명 한 명의 게스트들도 이 아침식사가 없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겁니다. 카페 공간까지 게스트룸으로 쓸까 잠시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꼭 있어야 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보내고 간 시간은 방명록으로 남아서 다음에 오는 누구든 읽어볼 수 있습니다. 한 장씩 들춰보면 여기를 다녀갔던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방명록은 주로 호스트 부부에 대한 감사, 그리고 아침 밥상에 대한 감탄이 섞입니다. 그리고 게스트들이 제주까지 들고왔던 고민의 흔적들도 함께 적혀 있어서 팬션사용설명서 같기도 하고, 일상의 문제를 푸는 참고서 같기도 합니다.





















아, 몇 가지 주의사항!

커플이나 부부를 제외하면, 혼숙은 안 된답니다.

반려동물도 안타깝지만 입장할 수 없고요.

실내는 당연히 금연입니다.




제주별꿈팬션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 http://blog.naver.com/soon5161




그리고 팬션촬영 의뢰는? 

당연히, 

반치옥사진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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