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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gHai/View & Art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우주, 상하이 아라리오갤러리 <隐力 Invisible Force>


Invisible Force

작가. 니요우위倪有雨

전시. 2015. 09.05 - 11.01






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에서 새 전시가 시작됐다. 제목은 인리. 중국어 인을 찾아보면 비밀스러운, 숨은 등의 뜻을 가진다. 영문 제목은 Invisible Force. 아마도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적 의미보다는 드러나지 않았다, 체감하기 이르다는 느낌이 더 어울릴 것 같다. 한글 제목을 붙여보자면 잠재하는 힘. 정도.






갤러리가 있는 헝산팡衡山房은 2014년에 새롭게 생겨난 예쁘장한 단지다. 갤러리, 카페, 브랜드 샵 같은 것들이 모여 있는 풍경은 상하이 곳곳에 있는 다른 몇 곳과 비슷비슷하다. 낡은 건물의 외관을 살리고 그 낡은 그럴듯함에 빚지고서 관광객을 꼬드긴다. 




단지 입구에 있는 컨테이너에 갖힌 코뿔소, 또는 코뿔소를 가둔 컨테이너는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앞서 전시했던 리후이의 작품이다. 3층 공간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던 녀석인데, 여기 1층 광장까지 무슨 수로 내려온 것인지 모르겠다. 전시장에 있을 때는 더 외롭고 낯설어서 불쌍했는데, 광장에 나와 있으니 당장이라도 컨테이너 철판을 뚫고 나올 것 같아서 반갑다. 코뿔소, 너 야생이었구나. 스타벅스 뒤, 붉은 철판 문은 여러 번 보아도 예쁘다. 고운 빨강이다. 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우주를 소재로 삼았다. 1층에 걸린 회화 작품 중에 오른편은 정육면체의 평면도다. 원하는 만큼의 우주를 접어서 정육면체로 만들면 주머니에 넣어다닐 수도 있을 거다. 무한의 우주가 당신 주머니에 담겨 있는 순간이라면, 도대체 품을 수 없는 크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존재라면, 그런 존재가 마음 내키면 주사위 놀리듯 우주를 손 바닥 위에 튕긴다면. 또 어쩌면 더 작은 정육면체의 우주를 줄에 묶어서 선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우주를 선물하고, 갓 태어난 아이에게 새로 탄생하는 우주의 육면체를 선물한다면. 맑은 날 오후 산책 같을 때는 우주를 삼켜볼 수도 있을 걸. 그럼 몸 안에서 우주가 피어날까. 작가의 작업은 시각적인 매력과 대중적인 이해의 통로를 모두 가졌다. 그래서 이 상하이 출신의 작가 니요우위는 요즘 잘 나간다고 한다. 1984년 생이니까 아직 어린 편인데 세계의 컬랙터들이 그를 주목한댄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자라면, 어쩌면 어릴 때 천문관측 동아리라도 했을 법 한데, 상하이 작가라고? 상하이에서 별이 보이기나 했던가.













2층 작업도 신선하다. 작가는 밤하늘을 찍은 천문관측 사진을 여러 구획으로 나눈 다음, 같은 비율로 구획한 거대한 캔버스 위에 우주를 옮겨 놓았다. 거대한 작품은 영락 없는 밤하늘인데, 가까이서 보면 별 하나하나는 여러 크기의 서로 다른 자석을 붙여 둔 것이다. 아하, 이해된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엉뚱한 경고 문구가 적혀있다. 


“당신의 값나가는 시계나 심장 모니터링 장비를 작품 가까이 가져가지 마세요.”


이 주의깊은 경고를 차마 작품 옆에 적지 못 하고 계단 벽에 조심스럽게 붙여둔 갤러리스트의 조마조마함이라니.





3층이 마지막이다. 높은 천장을 가진 공간은 측면으로 빛이 들어와서 온통 환하다. 몇 점의 회화, 한 개의 운석 돌덩이, 한 줄의 실. 뭐 어쨌든. 순백의 공간에 들어선 검은 우주와 별, 그리고 은하다. 유한한 공간에 들어앉은 검은 우주의 인상을 뭐라고 쓸까. 우주가 들어와서 공간을 우주화했다고 쓸 수도 있겠지만 너무 나간다. 프레나임 안에 가두어진 우주라고 해도 그것이 격리나 고립 같지는 않고, 상상할 수 없는 크기를 구겨넣었다는 느낌은 좀처럼 안 든다. 공간 안에 걸린 우주 그림은 꼭 창문같아서, 저 너머에 무한한 우주가 있고, 운 좋게도 겨우 작은 구멍이 있어서 그곳을 들여다 볼 수 있는구나 싶다. 어쩌면 그것이 작가가 가진 힘일 수도 있다.



잠재하는 힘.이라는 제목은, 그러니까 방점을 찍는 이 힘.이라는 글자 때문에, 작가가 주목하는 것이 어쩌면 우주 자체라기 보다는 그 뒤에 감추어진 어떤 힘인가 싶기도 하다. 공간을 더 변호하면 좋을 것을. 우주는, 배경이냐?




아라리오 갤러리는 지하철 쉬지아후이역徐家汇站 13번 출구에서 가깝다. 한국 갤러리니까 당연 한국인 갤러리스트도 있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阿拉里奥画廊 ARARIO GALLERY SHANGHAI

# 7 Lane 890, Hengshan Rd, Xuhui District, Shanghai

上海市 汇区 衡山路 890 7

T +86 21 5424 9220

E-mail  info@ararioshangh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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