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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유산

중년 이상의 어른들을 촬영할 때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자녀와 함께 왔다는 전제가 있을 때 이야기다. 

당신이 가진 것 중에 아이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대화 뒤에는 다음 질문이 하나 더 있다.

아이가 가능하면 닮지 않기를 바라는 당신 모습은 어떤 겁니까? 앞선 질문이 미끼에 가깝다면 이 질문에서 주인공은 윗쪽을 한 번 쳐다보고, 한숨을 한 번 내쉬기도 한다. 잠깐 생각한 후 내어놓는 대답은 그의 지난 시간을 관통해 온 것들이다.

지난 주말, 아빠가 도움이 필요하니 미팅을 좀 하자고 마루에게 요청했다. 나는 노트북과 커피 한 잔, 마루는 노트와 핫초코 한 잔을 놓고 회의실에 앉았다. 화면을 켜서 준비한 내용을 보여주며 마루의 의견을 물었다. 

네가 가장 닮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습관은 꾸준하지 못한 태도다. 그걸 고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쉽지 않다. 이번에는 네가 좀 도와주면 좋겠다. 작은 습관을 서로 만들고 파트너가 되어 서로 살피자.

마루는 아침 7시 이전에 일어나는 습관을 정하고 보상으로 모닝커피를,
나는 새벽 글쓰기와 아침 운동, 컨텐츠 만들기를 우선 정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첫 글을 이렇게 적어둔다. 하루 2줄만 적기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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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가즈오

오노 가즈오(Ohno Kazuo, 1906-2010)

오늘 새벽 오조리 촬영을 마치고 제이와 미겔에게 갔다. 작년 겨울 전시 때문에 서울에서 만난 후 올 들어 처음 본다. 둘은 여전했고, 처음 뵙는 홍신자 선생님은 힘을 뺀 모습이었다. 다음주에 작은 촬영을 하기로 했는데 어떤 요구가 있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 했다. 촬영을 하게 되면, 왜 그 시대는 홍신자의 춤을 선택했던 것이냐고 물어봐야겠다.

 

대화 중에 오노 가즈오의 이름이 나왔고, 미겔은 그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었다. 전설적인 부토 무용가. 그의 얼굴을 보며 주름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주름은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어서 불가항력이다. 나는 나이든 얼굴을 좋아하고 주름은 그의 역사라고 생각하지만 오노 가즈오의 얼굴은 달랐다. 그 주름은 춤을 위해 그가 적극적으로 얼굴에 새겨넣은 듯했다. 보통의 무용가가 발을 딛고 서는 춤의 무대를 필요로 하는 것과 조금 다르게 부토는 무용가의 얼굴을 춤의 무대로 쓰는 듯하다. 홍 선생님은 오노 가즈오가 80세를 넘겨 비로소 무용의 전성기를 맞았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는 자신의 무용에 필요한 주름을 새기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자리다.

 

아, 정성 가득한 미겔의 아침식사에 감사. 아침부터 생마늘을 먹는 건 마늘 좋아하는 나도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맛있었어요. 올리브기름과 토마토와 생마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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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다시 보자

계절이 바뀌었다, 불쑥. 더운 하루를 각오하고 땀흘려 일할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아침 기온이 훅, 다르다. 또 한 번의 여름이 간다. 올 여름은 집지으며 잘 놀았다. 아마 가을도 비슷한 일상이 이어지고, 제법 손 시릴 때쯤 되어야 마무리되겠지만, 여름 집짓기는 마무리될 모양이다. 카약은 꺼내지도 못 했고, 새벽 바다수영도 못 했다. 요트도 겨우 한 번 다녀왔다. 그렇게 보낸 여름이지만 꽉 채웠다는 감상으로 적을 수 있는 것은, 집짓는 일이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구상을 하고, 구상을 구체화시키는 계산을 하고, 필요한 자재와 장비를 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르고 용접하고 나르고 쌓고 허물고 바르고 닦아내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스케일을 아주 많이 키운 레고놀이. 팀은 합이 잘 맞고 아내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마루는 한결같이 잘 놀고. 대출받은 통장 잔고가 아직은 바닥나지 않았고.

여름, 내년에 다시 보자. 내년에는 하던 대로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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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렛이 말썽이네.

새벽 6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절단기를 연결해서 데크 프레임을 잘랐다. 아내는 뒷마당에 보도블럭을 깔았다. 중간에 태연이 와서 도와줬다. 12시 조금 전에 마쳤다. 뜯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어제 밤 6시쯤이었으니까, 만 하루도 안 돼서 데크 해체를 모두 마쳤다. 스스로 대견했다.

 

주말 학교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온 마루와 아내와 태연과 함께 하귀에 갔다. 철물점에 들렀는데 찾는 제품이 없어서 L앙카 추가분만 구입해서 왔다. 점심으로 갈비탕과 냉면을 먹었다.

 

돌아와서 남은 해체 작업을 한 시간쯤 더 하고, 샤워하고 잠깐 누웠다. 몸은 피곤했는데 잠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쉬니까 훨씬 나아졌다. 건축사진 작업을 조금 더 하다가 수산리 주택 추가 촬영을 갔다. 마치고 당근으로 예약한 스킬쏘를 구입했다.

 

돌아와서 다시 컴퓨터 작업하다가 저녁을 먹고 다시 작업실에 왔다.

 

내일은 새벽 건축촬영을 다녀와서 오전은 아내와 또 작업하고, 오후에는 리터칭 작업을 하고 밤에는 출장 준비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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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를 써야겠다고

하루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일지를 써야겠다고 얼마 전부터 생각했다. 그런데 저녁이면 컴퓨터 앞에서 더 바빠지고 그러다가 너무 늦거나 지치면 자러 가니까 잘 안 된다. 가능하면 밤 10시에는 다른 하던 일을 멈추고 그날을 정리해서 적어야겠다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새 자정이 넘었네. 그러니까 어제 이야기가 된다.

 

아침에 조금 늦게 깼다. 체력이 떨어지니까 새벽에 눈뜨기가 어려워진다. 장기 출장이 며칠 앞인데 아직 마무리 못한 일들이 많아서 하루하루가 바쁘다. 어제 작업복 벗은 후 팔에 발진이 생겼다. 잠자는 동안 가려워서 옆구리를 긁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발과 옆구리에 빨간 점들이 솟았다. 아내는 거두절미. 병원 가자고 했다. 거의 보름간 한국을 떠나 있어야 하는데 아프면 답이 없으니까.

 

피부과에 갔다. 근처에 동백나무가 있었냐고 묻는다. 동백나무에 사는 송충이 털에 닿았을 때 증상과 비슷하다며. 주사 맞고 연고와 먹는약 처방을 받았다. 

 

구입예약해 둔 컨테이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정확한 치수를 다시 쟀다. 근처 나무시장으로 가서 아내는 토분을 살펴보고 로즈마리 하나를 더 사 왔다. 

 

철물점에 가서 철판과 L앙카, 새 용접기를 샀다.

 

하귀에서 아내는 냉면, 나는 갈비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옆 마트에서 계란을 샀다.

 

돌아와서 오후 리터칭 작업을 했다. 중간에 정호씨가 다녀가서 집 건축에 대해 이것저것 물을 수 있었다. 창호는 프레임 없이 유리만 할 경우 감당할 만한 견적이다. 작업실 내부 벽체 마감도 제법 할 만한 견적으로 들었다.

 

저녁 먹고 사진관 데크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태연이 와서 도와줬다. 바닥 나무판을 다 드러내고 나니 제법 단정하게 맞춰두었던 프레임이 드러났다. 나름 꼼꼼하게 신경써서 만들어두었었구나. 몇 년 전의 내가 기특했다.

 

밤 늦게까지 철거하고, 샤워하고 돌아와서 컴퓨터 작업을 시작했다. 혜영씨에게 보낼 엽서 시안을 만들었고, 논산 건축사진 작업을 계속했다.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내일은 새벽에 철거작업을 조금 더 하다가 철물점에 가서 주름관을 사오고, 아연코팅제도 하나 사야겠다. 오전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후에는 컴퓨터 작업을 마저 하고 늦은 오후에는 수산리 주택 추가촬영을 하러 가야 한다.

 

고압세척기와 진공청소기, 종이엽서와 잉크를 구입하고 로밍 신청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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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저당잡히는 기분

은행에 들러 서류를 마저 썼다. 열흘쯤 전에 와서 대출관련 서류들을 쓰고, 오늘 다시 와서 통장 발급을 위한 업무를 처리했다. 지난 번에 이어서, 정체가 모호한 수십 장의 서류에 주소와 이름을 썼다. 주소는 내 집과 땅을 담보잡힌다는 것이고, 이름은 모든 사태의 책임을 내가 진다는 뜻이다. 서류를 가득 채우고 있는 글자들은 빼곡한데, 설명은 두어 마디로 끝난다. 간단한 설명과 복잡한 서류 사이는 멀어 보이는데, 그 간격을 제대로 따져볼 수 없다. 대충 눈대충하며 적어넣는 내 이름들. 인생을 저당잡히는 기분.

 

이렇게라도 내가 원하는 돈을 얻고, 그 돈으로 집을 짓고, 그 집으로 다시 돈을 모아야지. 뭐든, 해봐야지. 안 하고 내려놓으면 안 되니까. 시도하는 것만으로 의미는 생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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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밥상을 덮는 한 장의 조각보를 겨우 들고,

사진리뷰 세 개를 해야하는데 겨우 하나를 마쳤다. 하기로 한 다른 잡무는 거의 마쳤다. 더 하면 너무 늦어질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한다. 

 

기티는 아침에 발을 다쳐서 절뚝거리며 왔다. 내일부터 며칠 자리를 비우니까 심하면 오늘 병원에 데려갈까 하다가 두고보기로 한다. 다행히 저녁 때가 되니 아침보다 훨씬 수월하게 걷는다. 

 

민박등록에 필요한 점검을 나왔는데, 마침 보일러실 문이 잠겼다. 필요한 설비를 다 설치하고 문을 닫는다는 것이 문고리가 고장나며 안에서 잠겨버렸다. 한참 열쇠를 찾았는데 못 찾았다. 담당 주무관은 헛걸음했다. 미안했다. 오후에 기술자를 불러 문을 따고 손잡이를 갈았다. 

 

어머님 아버님이 오셨다. 곧 아버님 팔순인데, 가족 다 같이 해외여행 간 적이 없다고 아쉬워하셔서 짧게 대만을 다녀오려고 한다. 두 분을 모시러 공항에 가며,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오늘 뭔가 있었는데? 하며 아내가 겨우 떠올렸다. 사납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 파도가 이는 바다처럼, 날마다 눈앞에 닥친 일들을 해치우며 살다 보니 오늘이다. 나보다 나은 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평소 생각대로 말해줬다. 고맙다. 

 

내일 점심비행기로 대만으로 가서 목요일에 돌아온다. 마루와 새벽수영을 할 테고, 아버님 다리가 쉽게 지치시니 많은 것을 보기보다 맛있는 것들을 먹는 일정으로 잡았다. 

 

오래된 인연들과 한참만에 다시 연락이 닿으면 마음과 기억은 순식간에 그때 언저리로 달려간다. 온전치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겠지만, 어쩌면 그때는 하나의 색을 가진 한 장 보자기 같았을 수도 있었을까. 하나의 색이라고 믿고, 또 하나의 색으로 쭉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시간이 있었던가. 찢어지고 기우는 온갖 시간을 지나서, 식은 밥상을 덮는 한 장의 조각보를 손에 들고 선 것 같다. 부끄럽지도 밉지도 않고, 기워낸 자리마다 연민과 애정의 기억들. 

 

자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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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가 유튜브를 시작했다.

마루가 유튜브를 시작했다. 예전에 내가 개설해서 제주에서 사는 마루의 일상을 몇 개 올린 채널이 있었는데, 마루는 그게 싫댄다. 자기가 직접 원하는 영상만 올리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새 채널을 하나 팠다. 이름은 구국이새.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해달라는 대로 해줬다.

 

패드에서 낙서(내가 보기에는...) 비슷한 그림을 몇 개 에니메이션으로 묶어서 올리고서는 재밌다며 혼자 낄낄거리며 웃는다. 아빠는 구독자가 160명도 넘는다고, 아빠를 우러러보라는 식으로 이야기해줬다. 마루도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우리 아빠는 구독자 100명도 넘는다고 자랑을 하곤 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갑자기 실실 웃으면서 거실로 나온다. 또 무슨 사고를 쳤을까 싶어 물어보니, 어제 밤에 마루가 올려놓고 잔 짧은 영상이 오늘 아침에 확인해 보니 조회수가 1500회를 넘겼다는 거다. 그럴 리가? 잘 못 봤겠지. 

 

낚시터에서 고기 손질하다가 생선심장이 뛰는 것을 찍어둔 것이 있는데, 그걸 올렸더니 글쎄 조회수가 그렇게 나왔다고 한다. 이런. 나는 공들여 준비하고 찍고 편집하고 올린 것들 중에서도 400회 좀 넘는 것이 제일 많이 본 것인데...

 

재미를 붙인 녀석이 별 요상한 것들을 만들어 올린다.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가만 보면 나는 도저히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기괴하고 창의적인 것들이다. 아, 시대가 이렇게 다른 거구나 싶다.

 

그나저나, 마루 구독자가 나를 넘어서는 날이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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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와 싸움했다

그런 아이들이 있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계속해서 몸을 긁어대는 아이들. 그러면 상처가 덧나고 더 가려워진다고 말려보아도 당장의 고통을 잊기 위해 더 느리지만 큰 고통을 제 스스로 가하는.

 

일상이 비틀리면서, 아슬아슬한 날들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뒷목이 거의 고정값처럼 뻣뻣하고, 뒷통수 한쪽에 감각이 이상해진 것이 제법 되었다. 처음에는 이 무슨 일인가 싶어 병원도 가고 한의원도 다녔는데, 어느새 조금씩 익숙해졌다. 무섭게.

 

그러다가 오늘에야 문득, 내가 나를 할퀴어대고 있었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이 왔다. 아무도 나를 등떠밀지 않았는데, 혼자서 손톱을 세우고 시간을 들이고 자꾸 생각을 보태가면서 나를 상처내고 있었던가. 적어도 그러지는 말아야겠다고 오늘 종일 생각했다. 주문처럼, 내가 나를 할퀴지는 말아야지. 입속으로 웅얼거렸다. 

 

은행에 가서 대출을 문의했다. 지금 조건에서 주택담보로 받기에는 중간에 거쳐야 하는 단계가 너무 많고 불편하다. 그래서 숙박업을 사업항목에 추가하고 시설비 항목으로 사업자대출을 받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어차피 대출받아서 집을 짓고 에어비엔비를 돌리려던 것인데, 순서가 조금 바뀌었다.

 

오후 내내 공인인증서와 싸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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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항해일지

 

어제 연습을 오늘 쓴다.

 

날씨가 흐렸다. 김녕쪽으로 넘어가니 안개가 짙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9시 조금 넘겨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범장했다. 바람은 동풍이고 다른 날보다 조금 잔잔해서 연습하기 좋겠다는 인상이었다. 물은 이제껏 본 적 없을 정도로 높이 차올랐다.

 

배에 올라서 테킹하며 동쪽으로 올랐다. 동쪽에는 해안이 있어서 가상의 목표점을 그리기 쉬웠다. 롤테킹을 연습했다. 타기 전에 육지에서 15분 가까이 동작의 순서를 반복하며 익혔다. 밀고 쿵 잡고 앉고 밀고 쿵. 바람이 클 때는 무서워서 시도하지 못 했는데 오늘은 마음껏 해볼 수 있었다. 하는 동안 시트가 자꾸 발에 감겨서 애를 먹기도 했다. 

 

자이빙은 여전히 무섭다. 센 바람에서 자이빙하면 세일이 바람을 양껏 안아서 곧장 배를 뒤집으려 든다. 살금살금 겨우 한다. 자이빙을 준비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댄다.

 

중간에 코치님이 오셔서 방파제 쪽에서 부르셨다. 그 앞으로 가서 테킹 동작을 반복하고, 코치님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셨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한 박자 느리게 움직일 것. 

 

1시간 정도 연습하고 마쳤다. 로그를 보니 여전히 테킹 각도가 많이 아쉽다. 각의 끝이 단정하지 않아서 방향을 잡는데 다시 시간을 쓰는 각도가 많고, 들어온 각과 나가는 각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단정하지 않은 각도는 기술이 부족한 것이고, 맞아떨어지지 않는 각은 바람을 읽어내는 것이 서툴기 때문이다.

 

연습 마친 후 코치님과 앉아서 이야기했는데, 지나가는 말처럼 어쩌면 5월쯤에 태국에 다녀오셔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인 중에 선장 한 분이 요트 딜리버리를 의뢰받았는데, 혼자 하기 어려우니 코치님께 같이 가서 배를 가져오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태국에서 한국까지는 1주일이 걸린다고 한다. 매력적이다. 어디 영상 기록맴버 필요하면 데려가 달라고 할까 생각했다. 아내에게 이야기하니 휴식 겸 다녀오라고 하는데...

 

요트클럽은 올 연말쯤 J24 요트를 한 대 가질 거라고 한다. 팀 단위 세일링 연습을 할 수 있다고 하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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